유병언 씨의 구속영장 만기가 이제 일주일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검찰은 유효기간이 지나더라도 영장을 다시 청구하기로 결정했지만, 일단 일주일 안에 유 씨를 잡아들인다는 가시적 효과는 보이지 않는다.최근에는 유 씨가 숨어 있을 만한 곳으로 전국적으로 4천 5백여 곳에 달한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예를 들어 하루에 10곳씩을 수색한다고 해도 450일, 1년 넘게 걸린다는 것이다.◇‘어디에 숨어 있을까..언제 잡히나?이제 유병언의 체포는 국민 모두의 관심사이자 ‘희망사항’이 돼 버렸다.세월호 참사 해결의 실마리도 그의 체포에서부터
지금으로부터 딱 20년 전이다.1994년, 갑술년 그 해는 점술이 유난히 화제를 모았다. 이유는 어느 한 무속인이 ‘김일성이 죽는다’는 예언이 정확히 맞아떨어지면서 무속계에 한바탕 회오리가 일었다.이른바 ‘용하다’고 명성이 자자했던 왕년의 ‘대가’들이 조용히 지냈던 반면. 김일성 사망 직후 매스컴을 탔던 몇몇 ‘적중파’들이 새로운 ‘스타’로 급부상했던 것이다.경기도 시흥에서 ‘도광사’라는 점집을 하고 있는 여류 무속인 심진송(44)은 김일성 사후에 각광 받았던 ‘적중파’ 중에서도 신문과 TV에 가장 많이 등장했던 대표주자였다.그 이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그 섬에 가고 싶다― 정현종 모래폭풍은 진즉 멎었다. 하늘은 눈부시게 맑고 푸르렀다. 모래언덕의 풍경은 참으로 낯설고 생생한 은빛을 띠고 있었다. 나는 몸이 쇠약해질 대로 쇠약해진 가운데 안간힘을 다하여 사람의 흔적을 찾아 근처 높은 모래언덕에 올라가서 사방을 멀리 살펴보았다. 그러나 그곳엔 살아있는 것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풀 한 포기, 바짝 마른 나무 한 그루까지. 멀지 않은 곳에서 낙타의 하얀 마른 뼈들만 보였다. 두개골, 목뼈, 척추뼈, 갈비뼈, 넓적다리뼈, 종아리뼈 등이 보였다.지금 눈에 보이는
“신념이 있는 사람은 왠지 모르게 위대해 보이지만,그 사람은 자신의 과거 의견을 계속 가지고 있을 뿐그 시점부터 정신 또한 멈춰 버린 사람에 불과하다.결국 정신의 태만이 신념을 만들고 있는 셈이다.아무리 옳은 듯 보이는 의견이나 주장도끊임없이 신진대사를 반복하고,시대의 변화 속에서 사고를 수정하여 다시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어느 음식점 화장실 벽에 걸려있던 경구(警句)이다. 내용이 마음이 와 닿아 베껴왔다.니체가 한 말이라고 한다. 우리는 보통 신념을 가진 사람을 존중하고, 그렇게 신념이 있는 사람이면 인생살이에 있어 뭔가 달라
13대 국회는 우리 정치사에서 하나의 ‘이변’이다 긍정적인 측면으로든 부정적인 측면으로든 ‘연구대항’임이 분명하며, 이로부터 시사하는 바 또한 엄청나다.잘 알다시피 13대 국회는 우리 헌정 사상 초유의 여소야대 국회였으며, 또 ‘삼당합당’이라는 유례없는 크나큰 회오리바람을 몰고 왔다. 그리고 ‘호랑이를 잡으러 굴에 둘어간다’는 김영삼 씨는 결국 당시까지만 해도 수수에 그쳤던 50여 명의 계파를 이끌고 마침내 대통령에 당선되었다.이 4년여의 숨가쁜 변화는 과연 무엇을 남겼는가? 나는 지금도 그것을 정확히 말할 수 없다. 다만 그 한가
올해 상반기 한국에 대한 중국 투자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동산·임대업 투자가 증가한 데다 한류의 영향으로 문화콘텐츠 부문에 대한 투자가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2일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올 상반기(지난달 16일 기준) 한국에 대한 중국 투자 총액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670.3% 증가한 7억660만 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중국 투자총액(4억8100만 달러)의 2배에 달하는 수치다. 업종별로 보면, 서비스업은 전년 동기 대비 689.6% 증가한 7억800만 달러를 기록, 전체 투자액
사람들은 모두가 순례 떠나기를 갈망하고,방랑하는 나그네들은 처음 보는 해안, 낯선 땅에 발을 내디딘다.— 제프리 초서 나는 걷는다.길을 걷는다.사막을 걷는다.내가 사랑하는 뜨거운 햇빛과 황금빛 모래가 지천으로 널려 있고, 그 찬란한 자유가 넘쳐나는 아름다운 사막들. 모든 사막은 기후 풍토, 바람과 모래언덕의 형태, 모래와 자갈, 암석의 분포, 동식물의 종류, 풍경, 인간의 삶과의 관계 등에서 각기 나름대로 독특한 특징이 있었다. 그러나 사막은 제각각 다르면서도 신기하리만치 매번 똑 같은 느낌을 준다.내가 지금까지 적어도
전국 어디를 가나 아파트가 보이지 않는 곳이 없다. 도시는 물론 농촌을 지나면서도 아파트를 볼 수 있다. 그야말로 대한민국은 아파트 공화국이란 말이 실감이 난다.아파트란 세월이 지나갈수록 내구성이 떨어지며 재건축이 거론되기 마련이다. 우리나라도 1960년대부터 아파트가 들어섰기에 재건축 아파트가 이미 들어선 곳도 많고, 지금도 전국 어디선가에는 아파트를 재건축 중이거나 조합이나 재건축 추진위원회를 결성하여 재건축을 논의하는 곳이 많다.특히 우리나라는 아파트 본래의 내구연한에 따른 재건축뿐만 아니라, 재건축을 통한 개발이익을 얻기 위
사랑으로 행하는 자는 가장 높은 지위에 올라 자유롭게 행동하는 자이다.— 아리스토텔레스 그는 전날 꿈을 꿨다. 20년 전에 헤어진 사람을 다시 만나는 꿈이었다.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았던 꿈이었다. 너무 생생한 꿈. 비체가 마치 잘 지내고 있는지 묻는 것처럼, 무척 만나보고 싶은 감정을 숨기는 것처럼 그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그는 그때 애매하게 미소를 지었던 것 같다.비체는 1990년 늦은 봄 아무런 귀띔도 없이 갑자기 사라져 버렸던 것이다. 비체는 단테의 영원한 여인 베아트리체의 애칭인데 그가 붙여준 것이다.지금, 그에
버나드 쇼가 어느 만찬 석상에서 데생 하나를 사람들에게 보여준다.쇼는 로댕의 작품이라며 데생이 – 아마 조각하려는 대상인듯 – 멋있지 않느냐고 묻는다. 그러나 사람들은 쇼의 물음에 처음에 조용하다가 하나, 둘 비평의 소리를 쏟아낸다.‘구도가 왜 그 모양이냐’, ‘그것도 데생이라고 한 것이냐’ 등등. 사람들의 혹독한 비평이 끝나 갈 무렵 버나드 쇼는 갑자기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말한다.‘아! 실수를 하였네요. 로댕의 것을 갖고 나온다는 것이 미켈란젤로의 것을 잘못 갖고 나왔네요.’ 그러자 그렇게 혹독한 비평을 하
드디어 안산에 말뚝을 박다.87년. 나는 아예 안산으로 집을 옮기고 안산, 시흥, 광명 등지를 누비고 다녔다. 당시 13대 국회의원 선거가 89년 예정이었으니까 선거를 2년 넘게 남겨둔 시점이었다.그 곳의 지구당 위원장이 누구이건 상관없는 일이었고, 공천을 줄 것인지 말 것인지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냥 열심히 뒤고 보자, 그러면 지역구민들의 선택을 받을 것이다는 생각 뿐 이었다. 당에서 뭐라고 하든 아예 귀를 닫아버렸다.당시만 해도 요즘처럼 선거운동 규재가 심하지 않았기에 내 행동은 훨씬 자유로웠다. 만약 요즘처럼 엄격한 선거법
금융권에 때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이러한 금융권의 구조조정 바람은 한동안 계속 될 것 같다.최근 발표한 자료를 의하면 5월말 금융업종 취업자(주간 1시간 이상 일한 사람)이 84만4,000명으로 4월 대비 9,000명이 감소했고, 지난해 5월 보다는 29,000명이나 감소했다한다.특히 이중에서 주당 36~44시간 이상 근무하는 상근직의 경우 4월 462,000명에서 5월에는 442,000명으로 2만명이나 줄었다.삼성생명의 경우는 1,000명을, 한화생명은 300명을 감축하였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금융권 구조조정의 여파가 당분간
내가 이렇게 아름다운 건오늘, 오직 오늘뿐인 걸 내일, 아, 내일이면모든 것이 사라지겠지―테오도어 슈토름 두 젊은 남녀가 카페도 아니고 길거리에 선 채로 티격태격 말싸움을 하고 있다. 여자는 약간 흥분해 있으나 진지했고 남자는 그저 헤헤 거리고 있다.“네가 정말 날 사랑한단 말이지. 틀림없겠지. 그렇담, 사랑의 이유가 있을 거 아냐?”“왜 사랑하는데 이유가 있어야 하지.”“사랑한다면 사랑에 조건이 있을 것 아냐?”“무슨 조건? 왜?”“앞으로 어떻게 사랑할 건데? 사랑의 방법을 말하는 거야.”“두고 봐야 할 거야.”“미심쩍은 일이야.
재판을 하다보면 사소한 것에도 끙끙 앓는 사람을 보게 된다.이런 사람은 재판장이 큰 의미 없이 내뱉은 한마디에도 당장 재판이 어떻게 되는 것 아니냐며 안절부절못한다. 그래서 별 것 아니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을 해주어도 좀처럼 걱정을 내려놓지 못한다.물론 보통 사람이 송사에 휩싸인다는 그 자체가 큰 고통이요 근심거리이긴 하지만, 어차피 근심한다고 해결될 것이 아니라면 사소한 것은 놓아버리고 일상의 삶을 계속해야 할 것 아닌가?샤르마 박사는 사업가들이 갖고 있는 근심의 세계를 분석해보니 그 중 54%는 결코 일어나지 않을 일에 대한 것
우리 속담에 ‘말 한마디에 천 냥 빚도 갚는다’는 말이 있다.말만 잘하면 어려운 일이나 불가능해 보이는 일도 해결할 수 있음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말이 고마우면 비지 사러 갔다가 두부 사온다’, ‘말 한마디가 대포알 만 개도 당한다’,‘말 한마디로 사람이 죽고 산다’ 등 말의 중요성을 나타내는 우리 속담은 아주 많다. ‘말’ 즉 이야기의 중요성을 우리 선조들도, 아리스토텔레스도 이미 알고 있었던 모양이다. ‘말 한마디가 대포알 만 개도 당한다’는 속담은 고려시대 서희 장군의 일화를 통해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서희 장군으로
박타 순트 세르반타박타 순트 세르반타! 풀이하면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이다. 법대생들이 입학하면 맨 처음 배운다는 이 말은 정치에 입문하는 순간부터 나의 정치철학이 되었다.11대에 국회에 들어가 처음으로 했던 대정부 질문에서 내가 마지막으로 했던 말도 바로 ‘박타 순트 세르반타,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였다. 이제는 정치인들이 즐겨 사용하는 말이 되어 버렸지만, 그래서 오히려 상투적인 감이 없지 않지만, 나는 어떻든 정치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부터 그 말을 나의 철칙으로 삼았고 그 말을 믿었다.그러나 나는 불과 4년만에
공자는 인생 50에 하늘의 명을 알게 되고(知天命), 인생 60에는 남의 말을 듣기만 해도 곧 그 이치를 깨달아 이해하게 되고(耳順), 70이 되어서는 무엇이든 하고 싶은 대로 하여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았다고 했다(從心所慾不逾矩).사람은 나이가 먹어갈수록 인생의 깊이가 더하여지고 생각의 폭이 넓어져, 인생의 선배로서 후학들에게 모범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 아닐까?그렇기에 유교에서는 이러한 노인들을 공경하라고 하는 것이고…. 그런데 살다보면, 특히 법조인으로서 사람들의 분쟁을 옆에서 지켜보다 보면, 인생의 선배로
-소시오패스는 누구인가. 내가 혹시? 아니면 우리 주위에서 반사회적 인격 장애자가 나를 노리고 있는 건 아닐까.나는 1980년 서울 공대 건축과를 졸업했다. 바로 그 해 봄에 건축 설계와 감리, 엔지니어링을 전문으로 하는 (주)공간에 입사하였다. 내가 입사할 당시 회사는 아직 중소기업 수준이었으므로 설계 부서의 총 인원은 고작 30명 남짓이었다. 그러나 회사는 일취월장 발전하고 있었다.그 당시 정부가 경제개발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공장이나 건물, 항만공사, 도로와 교량 등 건설 경기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지금의 박 상
검찰 수사를 피해 도주 중인 유병언(73)전 세모그룹 회장(청해진해운 회장)이 밀항을 위해 브로커에게 100억원을 제시한 정황이 사정당국에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사정당국에 따르면 유씨측 인물은 이달 초 밀항 브로커 A씨를 접촉, 중국 등지로 밀항이 가능한지 여부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유씨 측이 내건 밀항인원은 총 5명으로 실제 성사 시 100억원을 주겠다고 제의했다는 것이다.한편 세월호 선원들에 대한 첫 재판(공판준비기일)이 참사 56일만인 10일 광주지법에서 열렸다. 세월호 이준석(69) 선장이 이날 광주지법에서 열린 제1회
아침에 일어나보니 작은 방에서 혼자 자고 있다.어젯밤에 술을 먹고 들어 왔나? 하면서 버릇처럼 화장실로 향한다.이제 술을 먹으면 필름도 끊기는군 하면서 치카치카 양치질을 하고, 샤워를 하고, 얼굴에 로션도 바르고, 부엌으로 향한다.아내가 없다.이 사람이 어디 아픈가 하고 방에 들어 가 보니 아내가 아직도 자고 있다.내가 어젯밤에 실수를 많이 한 모양이군 하면서 조심스럽게 부엌으로 향한다.식탁이 깨끗하다.전기밥통을 열어보니 차디 찬 밥이 떡 덩어리라.이 사람이 말야 내가 아무리 술을 먹고 실수를 했다손 치더라도 어디 그게 한 두 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