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셜픽션
옥스퍼드 스콜월드포럼, 아스펜 아이디어 페스티벌, 사회적 자본시장 컨퍼런스…. 지금 세계의 혁신가들은 살고 싶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거침없는 상상에 뛰어들었다. 공상과학소설이 등장해 과학과 사회를 바꾸었듯이 '소셜픽션'은 우리가 살고 싶은 사회를 만들어내는 가장 도전적인 기획이다.

이러한 상상의 역사는 대공황 시절 '100년 후 우리 후손들의 경제 생활'을 예측했던 케인스로부터 출발한다. 유럽공동체, 제주 올레길, 스웨덴 복지국가 등으로 이어지는 오늘을 바꾼 어제의 상상들을 살펴보면 이 놀라운 제안들이 어떻게 구체화되고 실현되는지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세계 경제의 최전선에 있는 혁신가들은 지금 무엇을 상상하고 있을까. 이 책에서는 참여, 자립, 달라지는 정부, 알고리즘 사회라는 4개 분야로 나누어진 11개의 혁신적인 기획들로 미래를 바꿀 오늘의 상상을 제시하고 있다.

스콜월드포럼에서 소셜픽션의 개념을 제안한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무함마드 유누스는 '제약 없는 상상을 마음껏 하는 것'이야말로 사회 문제 해결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세계는 1929년 대공황때보다 더 높은 벽 앞에 서 있다. 소셜픽션을 쓰는 이들은 대담하게 상상하고, 스스로 살고 싶은 미래를 더욱 적극적으로 생각해내는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역설한다. 독자들은 '소셜픽션-지금 세계는 무엇을 상상하고 있는가'에서 경제, 생활, 문화, 과학을 가로지르며 담대한 상상으로 세상을 바꿔내는 소셜 픽션이라는 미래 패러다임을 만날 수 있다.

"빈곤이 사라지는 소셜픽션을 써보도록 합시다. 빈곤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어린이들이 박물관에 가야 하는 세계를 그려봅시다. 공상과학 소설이 있었기에 과학이 따라가서 그것을 실현할 수 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사회적 상상력을 발휘해 소셜픽션을 쓰고 문제 해결 방법이 따라오게 해봅시다. 상상이 모든 것의 출발점입니다."

전 한겨레경제연구소 소장이자 '이상한 나라의 경제학'의 저자이며 안철수 진심캠프의 정책기획실장을 맡으며 한국 사회의 정치와 경제를 경험한 저자는 자신의 비전을 정책으로 구현하겠다는 미완의 꿈을 완성하기 위해 세계 곳곳에서 혁신의 밑그림을 그리는 현장들을 찾아 나섰다. 그곳에서 그가 발견한 것은 바로 소셜픽션이었다. 사회적 상상들이 벌이는 잔치의 자리는 한국의 소셜픽션을 쓰는 '소셜픽션랩'으로 이어졌다. 사회 변화는 미래와 과거가 밀고 당기는 가운데 일어나며 사회적 상상이 사라지면 사회 진보는 멈추고 만다. 세계는 이미 사회적 상상의 잔치를 벌이고 있다.

소셜픽션(Social Fiction)이란 그라민 은행의 총재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무함마드 유누스가 스콜월드포럼에서 "과학이 공상과학 소설(Science Fiction)을 닮아가며 세상을 변화시킨 것처럼, 소셜픽션을 써서 사회를 변화시키자"며 주창한 개념으로, 상상을 통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말한다. 유누스는 제약 조건 없는 상상을 마음껏 하는 것이 사회 문제 해결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세상을 바꾸는 빅아이디어를 강조하는 아스펜 아이디어 페스티벌에서는 빈곤층에게 사회적 금융의 혜택을 주는 어큐먼 펀드의 창립자 재클린 노보그라츠, TED라는 집단지성의 상징을 이끄는 총괄 큐레이터 크리스 앤더슨을 만나 혁신의 구체적인 방향과 실천을 배울 수 있었다.

가까운 과거를 살펴보자. 전쟁 없는 평화로운 세계에 대한 염원으로 만들어진 유럽연합, 사람에 대한 차별을 철폐하고자 한 넬슨 만델라, 유럽 최빈국에서 최고 복지국가가 된 스웨덴, 빈곤 문제를 다른 금융으로 해결해낸 그라민 은행, 한국에도 치유의 순례길을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준 제주 올레까지 어제의 사회적 상상이 오늘의 세상을 바꾸어낸 사례는 이미 우리 앞에 가득하다.

'소셜픽션-지금 세계는 무엇을 상상하고 있는가'는 이렇게 놀라운 제안들이 어떻게 제시되고 구체화되며 실현됐는지를 너무나 구체적이면서도 핵심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원재 강정수 김산 김진화 윤지영 이성은 이숙현 지음, 328쪽, 1만5000원, 어크로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