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래터 FIFA 회장이 스위스 검찰의 수사를 받고 플라티니 UEFA 회장까지도 블래터 회장 사건에 연루되어있다는 사실에 충격과 함께 슬픔을 느낀다"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직에 도전장을 던진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끊이지 않는 FIFA의 부패 소식에 이같이 안타까움을 나타내며 비상대책기구(Emergency Task Force) 설립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스위스 연방정부는 최근 관리부실 및 배임 혐의로 제프 블래터(79·스위스) FIFA회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현재 FIFA는 발케 사무총장의 직무정지와 미셸 플라티니 회장이 블래터 회장 측으로부터 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으로 위기에 처해있는 상황이다. 특히 유력한 차기회장 후보로 꼽히던 플라티니는 이번 의혹으로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어 FIFA 개혁을 이끌 수장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정 명예회장은 "FIFA의 집행위원으로 일하면서 블래터 회장과 주앙 아벨란제 전임 회장의 불투명하고 불법적인 FIFA 운영에 대해 경고하고 시정하려고 노력했지만 결과적으로 이러한 FIFA의 부패를 막지 못한 것에 대해 애통함을 금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정 명예회장은 "FIFA는 현재 전례를 찾을 수 없는 위기에 놓여 있지만 이것은 동시에 우리에게 기회가 오고 있음을 의미한다"면서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은다면 다시 FIFA를 살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고 역설했다.

그는 축구와 관련된 이들의 노력만이 FIFA를 원상태로 돌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FIFA의 과거 비리를 척결하는 일은 사법기관에 맡기고 FIFA를 살리는 일은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맡아야 한다. 축구와 무관한 사람들이 축구의 미래를 설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어 정 명예회장은 "FIFA와 각 대륙연맹은 임시 집행위원회와 임시총회를 개최해 FIFA 사무국의 직무가 차질 없이 수행될 수 있도록 하는 비상대책기구의 설립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정 명예회장은 "현재의 긴박한 상황을 고려하면, FIFA와 각 대륙연맹은 임시 집행위원회와 임시총회를 개최해서 FIFA 사무국의 직무가 차질 없이 수행될 수 있도록 하는 비상대책기구(Emergency Task Force)의 설립을 논의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축구를 사랑하는 저는 그동안의 경험과 모든 역량을 FIFA의 환골탈태에 쏟아 부을 계획"이라며 "제가 차기 회장이 된다면 처음 2년간은 FIFA의 구조 개혁을 완수하고, 나머지 2년간은 FIFA의 화합과 활기를 되찾는 데 전념할 것이다. 그것은 4년의 한 번 임기로도 충분하다고 믿는다. 40년 부패를 청산하고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는 4년이면 충분하다. FIFA를 '희망과 영감'의 대명사로 만드는 일에 축구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의 동참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끝으로 정 명예회장은 자신의 경험과 역량을 FIFA의 환골탈태에 쏟아 붓겠다며 지지를 당부했다. 공약으로 내걸었던 4년 후 퇴진도 재차 약속했다.

한편 정몽준 명예회장은 이날 ISL 부패사례, 비자-마스터카드 관련 사례, 2002년 월드컵 유치 조사 보고서 공개를 블래터 회장이 막은 것 , 블라터 연봉 공개 관련 등 그동안 자신이 FIFA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노력한 사례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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