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64)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최근 자신에게 국제축구연맹(FIFA) 윤리위원회의 조사가 있을 것이라는 사실에 대해 강하게 반박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윤리위원회가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을 겨냥하고 있다. 타깃이 된 정 명예회장은 윤리위원회의 행보를 "회장 출마를 저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정 명예회장은 6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리위원회로부터 자격정지를 받은 사실을 공개했다.

윤리위가 문제를 삼고 있는 대목은 2022월드컵 개최지 선정 과정 중 정 명예회장의 한국 유치위원회 지원 행위다. 그중에서도 2010년 한국유치위원회가 제안했던 국제축구기금을 설명한 편지를 정 명예회장이 동료 집행위원들에게 보낸 사실을 들여다보고 있다.

하지만 이는 FIFA 규정상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는 것이 정 명예회장의 설명이다. 정 명예회장은 "FIFA도 이 서한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당시 발케 사무총장은 나와 한승주 유치위원장에게 '(서안을 보낸 행위가) 유치과정의 정당성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보고 사안을 종결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정 명예회장측은 그럼에도 이미 종결된 사안에 윤리위가 자격정지를 내린 것은 FIFA 회장 선거 후보 등록 자격을 박탈하기 위한 꼼수로 해석했다.

윤리위는 정 명예회장의 몇몇 발언들이 명예훼손의 여지가 있다며 4년을 추가했다. 이들이 부과한 자격정지 기간을 모두 합치면 19년이나 된다. 정 명예회장은 "윤리위는 조사기구와 심판기구로 나뉘는데 최근 조사기구에서 나에게 구형 내용을 친절하게 알려줬다"며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FIFA 회장 선거 후보 등록 마감일은 오는 26일이다. 윤리위가 자격정지 결정을 유지할 경우 정 명예회장의 후보 등록은 불가능하다. 발이 완전히 묶였다고 봐도 무방한 상태다.

한 관계자는 "윤리위에서 이렇게까지 나선다는 것은 그만큼 블래터 회장이 정 명예회장을 위협적이라고 생각한다는 증거다. 과거의 일을 걸고 넘어지면서 후보 등록조차 하지 못하게 하려는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이 관계자는 다른 후보들도 윤리위의 괴롭힘을 받고 있을 가능성을 언급하며 배후자로 블래터 회장을 지목했다.

그는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윤리위에서 또 다른 후보를 조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블래터 회장은 후보자들의 과거를 억지로 문제 삼아 흠집을 낸 뒤 '어쩔 수 없이 내가 더 회장직을 해야 하지 않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는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본격적인 레이스에 임하기도 전에 위기에 처한 정 명예회장은 일단 회장 후보 등록 자격을 얻는데 힘을 쏟을 계획이다.

정 명예회장은 "그들(윤리위)이 후보 등록을 못하게 하려면 그 방법이 한두 가지겠느냐"면서 "모든 법적인 채널을 가동해 반드시 후보 자격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제가 블래터 회장이 가하고 있는 흑색선전의 공격목표가 되었다는 사실은, FIFA 회장 후보가 되는 데 있어서 저의 가장 강력한 추천서인셈이고 제가 FIFA 개혁을 이끌 사람이라는 가장 훌륭한 증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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