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을 앞둔 평양 미림비행장 모습
[김민호 기자]북한은 9일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일을 하루 앞두고 김정은 치적 띄우기에 열을 올리며 서서히 축제 분위기에 빠져들고 있다.

이번 행사의 절정은 10일 오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각국 축하 사절단이 참석한 가운데 열릴 역대 최대 규모의 열병식이다.

특히 북한은 이번 행사를 준비하면서 미화 14억달러(약 1조6200억원)가량의 비용을 투입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옥수수 950만t 구매 가능한 돈으로 북한 주민들이 29개월 먹을 수 있는 돈이다.

북한은 지난 2013년 '전승절(정전협정 체결일)' 60주년 행사 때는 1억5000만달러(약 1650억원)를 썼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당 창건 70주년을 맞아 전 장병과 주민에게 지급하기로 한 특별 상금(월 생활비 100%)과 주민 생필품 구입에 들어가는 돈 1억1000만달러를 제외하고도 이번 행사를 위해 13억달러가량을 더 투입했다.

백두산 영웅청년발전소, 과학기술전당 등 19개 기념 건축물 건설에 8억달러, 평북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 증축 등 장거리 미사일(북은 인공위성으로 주장) 발사 준비와 군사 퍼레이드에 4억달러가 들어간 것으로 추산됐다.

또 대동강에 1800여평 규모로 설치한 수상 무대와 유람선 '무지개호' 건조에 2000여만달러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밤 대동강변에서 계획 중인 불꽃놀이에 300만달러, 유럽산 장비를 동원한 멀티미디어쇼에 120만달러가 각각 들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14억달러는 북한의 한 해 총 무역액(76억달러)의 약 5분의 1에 해당하며, 이 돈으로 식량을 구매할 경우 옥수수(t당 약 150달러) 약 950만t을 살 수 있다. 이는 북한 전 주민이 29개월(1개월에 33만t 소비)간 먹을 수 있는 양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한편 북한이 기술 미비 등을 이유로 국제사회의 초미의 관심사였던 장거리 로켓 발사를 미룬 만큼 이번 열병식에는 각종 최첨단 신무기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공개한 KN-08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SLBM) 등은 물론 지금까지 공개하지 않은 신형 미사일을 공개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이번 열병식에는 2012년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처음으로 중국 권력서열 5위인 류윈산(劉雲山)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이 40∼50명가량으로 구성된 대규모 대표단을 이끌고 참석한다.

이에 따라 류윈산 상무위원과 김정은 제1위원장이 면담을 통해 그동안 껄끄러웠던 북중관계를 정상궤도로 복원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아울러 러시아와 동남아 등 전통 우호국 대표단과 친북단체들을 대거 초청해 북한의 국력을 과시하는가 하면 해외 언론들을 초청하는 등 홍보에도 힘을 쏟고 있다.

북한 내부적으로는 이번 당 창건 70주년을 계기로 김정은에 대한 충성심 결집에 총력전을 펼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밤이나 낮이나 인민만을 생각하는 지도자"로 자신을 선전하며 주민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계기로 활용할 전망이다.

이를 위해 당 창건 기념일을 앞두고 대규모 사면을 실시하는가 하면 정권 수립 이래 처음으로 모든 군인과 주민들에게 월급의 100%에 해당하는 특별격려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당 창건 기념일을 앞두고 준공한 시설물도 정치적 상징물보다는 대동강 유람선, 백화점, 백두산청년영웅발전소와 과학기술전당 등 민생과 경제발전을 상징하는 것들이 대다수였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당 창건 기념일을 앞두고 홍수로 큰 피해를 본 나선시를, 그것도 두 차례나 찾아 주민들이 하루빨리 안정을 찾을 수 있게 애쓰는 지도자의 이미지를 연출하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지방으로 좌천시켰던 마원춘 국방위원회 설계국장을 복귀시키고 강등시켰던 군부 장성들도 재진급시키는 등 권력층의 화합을 꾀하려는 모습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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