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벨평화상 선정위원회 위원장이 9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올해 노벨평화상은 튀니지의 '국민4자대화'기구에 돌아가게 됐다고 발표하고 있다.
[김민호 기지]올해 노벨평화상의 영예는 예상을 뒤엎고 튀니지의 민주화그룹인 '튀니지 국민4자대화기구'에 돌아갔다.

노벨상위원회는 9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올해 평화상 수상자로 튀니지의 민주화에 공헌한 국민4자대화(The National Dialogue Quartet)기구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위원회는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튀지니에서 다원적 평화적,민주적 발전이 이뤄지는데 국민4자대화기구가 큰 공헌을 했으며, 이는 평화를 기원한 알프레드 노벨의 유지에 부합한다고 선정이유를 밝혔다.

당초 노벨평화상 유력 후보로 시리아 난민 사태 해결에 앞장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미국과 쿠바의 역사적인 국교정상화를 막후 중재한 프란치스코 교황, 콩고민주공화국 내전 중 성폭행을 당한 수많은 여성들을 치료한 산부인과 의사 드니 무퀘게 등이 거론돼 왔다는 점에서 이날 발표는 '깜짝 수상'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단체는 지난 2013년 '튀니지 일반노동조합'(UGTT), '튀니지 산업·무역·수공업연맹'(UTICA), '튀니지 인권연맹'(LTDH), '튀니지 변호사회' 등 튀니지의 4대 핵심 시민사회조직으로 결성됐다.

암살과 정치적 폭력, 광범위한 사회 불안이 횡행하던 튀니지에서 이 단체는 성(性)과 종교, 정치적 견해에 관계없이 모든 국민에 평등한 기본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헌법 시스템을 확립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앞서 난민사태 해결에 적극 나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이 유력후보로 꼽혔으나, 위원회는 의외로 튀니지의 민주화에 헌신한 시민사회에 평화상을 안겼다. 즉, 튀니지 전 국민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튀니지의 '국민4자대화 '기구는 하나의 통합된 '조직'이라기보다는, 튀니지의 평화와 민주화를 위해 공동노력한 4개 시민사회를 가르킨다. '4자'에는 노동계를 대표하는 튀니지총노조(UGTT), 산업계를 대표하는 튀니지산업·무역·수공업연맹(UTICA), 시민운동을 대표하는 튀니지인권연맹(LTDH), 법조계를 대표하는 튀니지변호사회(ONAT)가 포함돼있다.

각 사회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이 조직들은 2010년부터 시작된 '아랍의 봄' 또는 '재스민 혁명' 으로 이듬해 독재자 벤 알리가 물러난 후 튀니지가 극도의 혼돈 속에 빠져들자, 2013년부터 각자의 이해관계를 떠나 국가의 안정과 평화발전을 공동 모색하기 위해 이른바 '국민4자대화'에 나섰다.

이런 노력 덕분에 북아프리카와 중동지역에 민주화의 불길을 지폈던 '아랍의 봄' 의 고국 튀니지는 군부 쿠데타를 겪은 이집트, 1700개의 무장조직들이 난입하면서 혼란을 겪고 있는 리비아와 달리 민주화를 이룩하는데 성공했다.

따라서 노벨평화상이 튀니지의 '국민4자대화'기구에 돌아갔다는 것은, 곧 2010년 튀니지의 '아랍의 봄'이 평화상을 수상한 것과 다름없다고 하겠다.

노벨평화상 시상식은 노벨상 창시자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오는 12월10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다. 수상자에게는 800만 크로네(11억30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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