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4조원대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의 ‘2인자’로 통하는 강태용(54)이 도피 7년 만에 중국에서 현지 공안에 검거되면서 조희팔사망 관련 의혹규명과 함께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지검은 “강태용이 10일 낮 중국 장쑤(江蘇)성 우시(無錫)시의 한 아파트에서 잠복 중이던 중국 공안에 붙잡혔다”고 11일 밝혔다.

조의 최측근인 강태용은 2008년 말 중국 도피 직후 조희팔과 함께 인터폴에 적색 수배가 내려졌다.

강태용은 2004~2008년 조희팔이 운영하던 다단계 업체의 부사장 직을 맡고 회사 내 재무와 전산 업무를 총괄해온 인물.

이 과정에서 검·경이 조희팔 사건 수사에 착수하자 회사 내 전산망을 파괴한 뒤 2008년 11월 중국으로 밀항했다. 도피에는 그 외에도 간부급 2명이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밀항 전 사건 수사 무마 청탁을 하며 김광준(54) 전 서울고검 부장검사에게 2억4000여 만원을 준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사법 공조를 통해 강태용이 이르면 내주 중 한국 송환이 이뤄질 것”이라며 “강태용의 신병을 넘겨받는 대로 그동안 미진했던 조희팔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는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조희팔이 2011년 12월 중국 웨이하이(威海)의 한 호텔에서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고 2012년 5월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조씨가 사망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혹 제기가 잇따랐다. 유족이 찍었다는 동영상과 중국 당국이 발행한 사망진단서가 사망 근거의 전부였기 때문이다.

경찰은 조씨 유족이 보관하던 뼛조각을 입수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 조사를 의뢰했지만 감식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피해자 모임은 40여 명으로 추적단을 구성해 지금도 그의 흔적을 좇고 있다. 피해자 모임은 중국, 동남아 등에서 조씨를 목격했다는 제보가 최근에도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대구지검은 조씨의 일거수일투족을 아는 강태용이 10일 중국 현지에서 검거되면서 조씨가 실제 사망했는지에 대한 의문을 풀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희팔의 ‘오른팔’ 강태용은 누구?

 
지난 10일 중국 현지에서 전격 체포된 4조원대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의 최측근인 강태용(54)은 유사수신 범행을 주도한 최고 실세로 통한다.

인천, 대구, 부산에 기반을 둔 3대 유사수신 업체인 ㈜리브, ㈜씨엔, ㈜챌린 운영을 총괄한게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는 조직과 자금 관리, 배당금 지급 감독, 투자처 물색 등 주요 업무를 도맡은 핵심 중의 핵심이라는게 조희팔 사기 피해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각종 인맥을 동원해 검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을 상대로 로비를 벌인 것도 그였다.

조희팔 업체 등에게서 수억 원을 받아 구속된 김광준 전 부장검사가 강씨와 대구 Y고교 동창이다.

강씨는 2007년 3월 김 전 부장검사가 부산지검 특수부장으로 재직할 당시부터 그와 대구 등지에서 여러 차례 술자리를 함께했다.

조씨 업체로부터 15억 8천여만 원의 뇌물을 받고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대구지검 서부지청 출신의 오모 검찰서기관 역시 강씨와 고교 동문이다.

대구경찰청이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나선 다음날인 2008년 11월 1일 그는 대구 모 호텔에서 조희팔을 비롯한 수뇌부들과 비밀회동에 참여한 당사자이기도 하다.

강씨는 회동 이튿날 ㈜씨엔의 사업단장이었던 친동생인 강호용과 중국으로 밀항했다.

동생 강호용은 2012년 2월 8일 중국에서 검거됐고 같은해 5월 16일 국내로 송환돼 대법원에서 징역 7년형을 확정받았다.

강태용은 2006년 170억 원의 유사수신 범행을 저지른 혐의로 기소돼 대구지법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항소심에서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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