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르스 관련 긴급 기자회견 갖는 양병국 질병관리본부장
이달 초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했던 국내 마지막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에게서 메르스 바이러스가 재검출되면서 감염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국내 마지막 메르스 환자로 완치돼서 퇴원까지 했던 30대 남성이 다시 양성 판정을 받은 것

이 과정에서 병원측과 보건당국이 메르스 확진자였던 80번 환자를 뒤늦게 파악했다. 그리고 다른 환자들과 접촉하게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커지고 있다.

사건의 개요를 살펴보면 30대 환자가 고열과 구토증상을 보여 지난 11일 새벽 5시에 병원을 찾았다. 그런데 확인 결과 지난 1일에 퇴원했던 80번 환자로 확인이 된 것.

그러나 보건당국과 전문가들은 환자 체내에 잠복해 있던 극소량의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된 것으로 보고 감염력은 매우 낮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13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난 1일 음성판정을 받고 3일 퇴원한 80번 확진자(35)가 고열 등의 증세를 보여 메르스 바이러스 검사를 실시한 결과 전날 양성 판정을 받았다.

감염 전 림프종으로 투병 중이던 이 환자는 지난 6월7일 확진받은 뒤 116일간 치료받았다. 그는 지난달 30일과 이달 1일 서울대병원·질병관리본부의 바이러스 검사에서 모두 음성으로 나와 메르스 완치 판정을 받고 3일 퇴원했다.

그러나 지난 11일 오전 5시30분께 발열 및 구토 등의 증상으로 삼성서울병원 선별진료소를 내원해 진료를 받고 같은날 낮 12시15분께 서울대병원 격리병상으로 이송·입원됐다.

삼성서울병원의 1차 조사에서 '미결정' 판정이 나와 서울대병원과 질병관리본부에서 검사를 추가로 실시, 최종 '양성' 판정이 나왔다.

보건당국과 의료진은 그러나 감염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살아 있는, 즉 전파 가능성이 있는 바이러스가 증식한 것이 아닌 환자의 면역력이 약해진 상태에서 활동하지 않는 바이러스가 남긴 유전자 조각이 발견됐다는 것이다.

양병국 질병관리본부장은 "전문가 자문회의를 개최한 결과 퇴원 전 2개월간의 상태와 유사하게 환자 체내에 잠복해있던 극소량의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된 것으로 생각된다"며 "감염력은 매우 낮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살아있는 바이러스라면 전파 가능성이 있지만 바이러스 수치가 경계값에 해당되는 값이기에 살아있는 바이러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환자의 체내에 살아있는 바이러스가 증식하고 있다고 보고 있지 않다. 유전자 조각이 발견된 것이라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유전자 조각이 발견된 이유에 대해서는 "호흡기 세포도 계속 재생한다. 머리카락이나 대장, 위장관의 세포가 재생되듯이 호흡기에 있는 세포도 재생되는데 이 과정에서 유전자 조각이 검출됐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김 교수는 "결과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와 관련해 생각할 때 감염력이 거의 0%에 가깝다고 생각한다"며 "주변에 있는 사람에게 감염력은 거의 0%에 가까울 것이다"고 예측했다.

같은 병원 최평균 감염내과 교수는 "의학적으로 죽어 있는 바이러스가 남긴 유전자도 검사를 하면 나올 수 있다"며 "바이러스가 배양되면 메르스 바이러스가 진짜 살아있다는 것인데 서울대병원 검사실과 질병관리본부에서 수차례 배양검사를 시도를 했으나 배양이 한 번도 되지는 않았다. 감염력은 매우 낮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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