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단군 이래 최대의 사기범으로 불리는 조희팔 씨가 살아있다는 의혹과 관련해 제보가 쏟아지고 있다.

검찰은 중국에서 검거된 조 씨의 최측근 강태용이 송환되는 대로 조 씨의 '위장 사망' 의혹에 대해 본격 수사하기로 했다.

이러한 가운데 조희팔이 경찰의 사망 발표 이후에도 살아 있었음을 암시하는 내용이 담긴 녹음파일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경향신문은 “조씨의 조카라는 A씨와 조씨 측근이라는 B씨의 통화 내용을 녹음한 파일을 입수했다”고 13일 보도했다.

문제의 파일은 총 23분 분량으로 두 사람이 통화한 시점은 2012년 2~3월로 알려졌다. 녹음파일 내용이 사실이라면 경찰이 발표한 조씨의 사망 시점(2011년 12월) 이후에도 조씨가 살아 있었고 검찰 고위층 등에 구명 로비를 한 것을 의미한다.

앞서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012년 5월 21일 "조씨가 약 5개월 전인 2011년 12월 중국에서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공식 발표했지만 조씨가 죽은 게 아니라 살아 있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았다

보도에 따르면 통화는 조씨가 살아 있다는 것을 전제로 두 사람이 여러 문제를 상의하는 내용이다. A씨는 특히 “삼촌(조희팔)이 노발대발하고 있다”고 언급하는 등 ‘삼촌이 ~했다’는 식으로 여러 번 말하고 있다.

조희팔이 검찰을 상대로 구명 로비를 벌였음을 시사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A씨는 B씨에게 “△△△ 변호사가 왔을 때 (전 검찰 고위간부) ○○○씨 이야기 했었잖냐”며 “맨날 돈만 뜯어가고 일은 안 보고 가는 거 아니가, 이걸로 지금 노발대발한다”고 말했다.

A씨가 “○○○씨가 중국 공안부에 협조요청을 했다고 카는데… (삼촌이) 그래가 막 성을 내시더라고예”라고 하자 B씨는 “그거는 내가 봤을 때는 잘못 전달이 된 거 아니가. △△△가 어지간해 가지고 자기도 판단이 있는데”라고 반응했다.

이에 A씨는 “△△△ 변호사가 중국에서 만났을 때 분명히 ‘일을 본다꼬’ 그래 갖고 삼촌이 그 뭐 돈을 좀 보내줬는갑더라고예. 삼촌이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예”라며 “돈이 넘어가고 안 넘어가고 문제가 아니고예. 요번에 가니까 삼촌이 카시더라고예”라며 “삼촌이 노발대발인 거라예. 그러면 ××놈들, 저거 전부 다 일한다 캤는 것들이 벌써부터 내 잡을라고 ×××들 내 죽일라꼬 작당했다는 거 아니가, 지금 삼촌은 그래 생각할 수밖에 없지예”라고 말했다. 전 검찰 고위간부 ○○○씨가 금품을 받아놓고 구명해주지 않자 조희팔이 배신감을 느꼈다는 얘기로 해석된다.

녹음 내용에 대해 전직 검찰 고위간부 ○○○씨는 “누가 내 이름을 팔고 다녔을 수 있다”며 “(돈을 받은) 그런 일은 전혀 없다. 그 사건을 잘 모른다”고 말했다고 경향신문은 보도했다. △△△ 변호사는 “서산지원에서 밀항 관련 재판을 할 때 조희팔 측을 변호한 적이 있다”며 “조희팔 측에 자수하라고 했다. ○○○씨는 이 사건과 관련이 없다”고 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11년 말 조희팔이 중국에서 숨졌다고 공식 발표한 경찰이 조 씨에 대한 지명수배를 철회하지 않고 계속 유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조희팔의 시신이나 DNA가 확인되지 않아 지명수배를 유지한 것이라며 조 씨가 살아있다는 단서가 나오면 언제든 수사를 재개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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