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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 '지각변동' 시작됐다"
심일보 기자  |  jakys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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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0.14  14: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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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권가
57개 증권사가 위탁매매에 치중하는 비슷한 사업구조로 과당 경쟁하고 있는 증권업계에 금융당국발(發) 지각 변동이 예고됐다.

금융위원회는 기업 신용공여 규제를 완화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는 대형사를 육성하고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를 지정해 각종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내용을 담은 '금융투자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14일 발표했다.

금융당국은 증권사별로 규모와 자본력의 차이에 따른 업무 영역의 특화를 유도하고, 이를 통해 증권사들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해 금융투자산업의 질적 성장을 도모할 계획이다.

금융위 자본시장과 이형주 과장은 "우리 증권산업은 획일화된 수익구조, 정형화된 업무형태, 부진한 구조조정 등으로 질적인 발전이 지체되고 레드오션화 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세세한 규정과 경직된 규제·감독관행을 개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증권사, 기업금융 기능 강화

골드만삭스(69.4%), 모건스탠리(40.1%)를 비롯해 해외 주요 증권사는 IB 수익비중은 40%를 훌쩍 넘는 수준인데 비해 국내 증권사의 IB 수익비중은 10% 미만인 수준이다.

기업들의 다양한 파이낸싱 수요에도 불구하고 증권사의 기업금융 기능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해 대출위주의 자금조달 구조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자(IB)의 기업 자금공급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기업 신용공여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건전성 규제에 대한 부담을 경감시킨다는 게 방안의 골자다.

현재는 자기자본 3조원 이상 증권사에 대해 기업신용공여와 프라임브로커 업무를 허용하고 있다. 이들이 이른바 IB다.

올해 6월말 기준 국내 전체 증권사 자산은 366조3000억원, 자기자본은 43조6000억원이다. 지난 2010년에 비해 자산은 83%, 자기자본은 16%가 증가하는 등 두드러진 외적 성장을 나타냈다.

이 중 현재 IB 사업자로 분류되는 증권사의 자기자본은 전체 증권사 자기자본의 절반에 가까운 18조30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IB의 자기자본 대비 기업신용공여 비중은 형편 없는 수준이다. 2013년도말 기준 6.4%(1조1000억원), 이듬해 13.1%(2조4000억원), 올 6월말 기준 14.9%(2조7000억원)에 불과하다.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진 데는 불합리한 규제가 큰 몫을 차지한다는 게 금융위의 인식이다. IB의 기업금융 기능 강화를 위해 관련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생각이다. 기업 신용공여 업무가 적극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현재 다른 신용공여와 합산해 자기자본 100% 이내로 제한했던 것을 앞으로는 기업신용공여 별도로 자기자본 100%까지 허용된다.

아울러 IB에 한해 적용됐던 차별적 보증한도를 폐지할 예정이다. IB는 타 업권과 일반증권사와 달리 총량규제를 받아왔던 차별적인 보증한도를 폐지하는 등 지급보증 업무에 대한 규제를 합리화 하겠다는 생각이다. 다만 지급보증과 이와 유사한 거래를 포함한 우발채무 유발거래 전체에 대해서는 한도규제 등을 재정비 해 우발채무에 따른 리스크 관리는 강화된다.

또 헤지펀드에 대해 증권 이외의 담보를 이용한 신용공여를 가능토록 해 전담신용공여의 범위도 확대된다.

예컨대 헤지펀드가 금, 은, 원자재 등 일반상품을 매입할 경우 해당 일반상품을 담보로 프라임브로커가 매입자금을 대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만기 1년 이내 신용공여에 대한 건전성 규제 부담을 은행 수준으로 경감해 중장기 대출 여건까지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IB의 기업 여신업무 관련 제약이 해소됨으로써 자금공급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IB가 기업금융 업무에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는 시장 선도적 사업자로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 대형 증권사, 주식거래시장 개설 가능

이르면 내년부터 종합금융투자사업자(IB)가 관리하는 주식거래시장이 문을 연다.

이로 인해 그동안 획일화된 수익구조, 정형화된 업무형태 등으로 질적인 발전을 이뤄내지 못했던 국내 증권산업이 한 단계 진화할 전망이다.

현재 국내 자본시장의 주식매매 체결시스템은 집중화된 구조를 띠고 있다. 상장증권 매매는 한국거래소의 매매체결 플랫폼 하에서만 이뤄지고 있다.

비상장증권 거래 역시 한국금융투자협회의 K-OCT시장을 제외하면 다자간 거래가 가능한 플랫폼이 없다. 비상장증권 거래는 매수·매도자간 일대일 거래로 한정 돼 있는 실정이다.

금융당국은 국내 주식시장의 취약한 매매 플랫폼이 비상장 중소·벤처기업들의 직접금융시장 이용을 제약하고 있다고 보고 인프라를 확대하기로 했다.

IB가 새로운 주식거래시장을 만들어 자금 조달자 역할을 한다.

금융위는 IB들의 비상장주식 내부주문 집행 업무를 허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IB들은 비상장주식을 고객과 직접 매매하거나 내부 시스템을 통해 매수·매도자를 직접 중계하는 업무를 할 수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비상장주식시장 업무는 IB들의 기존 기업금융 업무와 결합돼 비상장기업에 대한 정보생산 그리고 기업금융 서비스를 강화하는 효과를 낼 것"이라며 "비상장주식의 유통환경이 개선되면 비상장 신생기업 발굴, 기업 정보생산 촉진 등 중소·벤처기업 지원역량도 강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상장주식에 대해서도 거래소 가격을 이용하는 제한적인 비경쟁매매 시장개설이 허용된다.

금융위에 따르면 IB들은 상장주식에 대해 다수의 대량 주문을 접수하고 이를 거래소에서 형성된 가격을 이용해 체결시키는 비경쟁매매 시장을 개설할 수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경쟁매매는 가격에 따라 매수·매도자를 결정하는데 비경쟁매매는 주식 수량만 가지고 거래를 진행한 뒤 가격은 추후 거래소 형성 가격을 따른다"며 "보통 협의대량매매는 거래상대방 탐색, 가격, 수량 협상 등을 하는 과정에서 상당히 많은 비용과 시간이 수반되는데 IB들이 비경쟁매매 시장을 개설하면 이런 부분들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IB들의 비상장주식 내부주문집행 허용은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내년 2분기부터 추진될 예정이고 상장주식 비경쟁매매 시장개설 허용은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을 거켜 내년 1분기부터 추진될 전망이다.

◇中企 특화 증권사 지정…각종 인센티브 부여

금융당국은 또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 지정제를 도입하고, 선정된 증권사에 각종 인센티브를 부여해 대대적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정부는 중소·벤처기업 기업금융 업무에 특화된 중소형 증권사를 육성하기 위한 '중기 특화 증권사'지정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시기는 정확히 못 박지는 않았지만 빠르면 4분기 중 시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중기 특화 증권사 선정 방법으로는 전문 연구기관이 증권사들의 중소기업 IB 업무 역량과 실적 등을 평가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민·관 합동위원회이 중기 특화 증권사를 지정할 방침이다.

증권사의 중소기업 IB업무 실적과 효율적인 중기 IB업무를 위한 독자적 사업모델 등이 평가기준이 된다. 정부는 매년 평가를 통해 중기 특화 증권사 지정 유지여부가 판단할 방침이다.

중기 특화 증권사에게는 각종 인센티브가 부여된다. 우선 정부는 중기 특화 증권사가 신기술사업금융사를 겸영하는 경우 산은간접투자자금, 성장사다리펀드 자금 등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또 신용보증기금의 채권담보부증권(P-CBO) 발행 인수자 선정시 우대 혜택을 제공한다. 예를들어 중기특화증권사에 대해서는 인수인 선정시 외형요건(자산총액 1조원이나 자기자본 3000억원 이상 등)을 완화해 적용하고, 평가에 있어 가산점을 부여하는 식이다. 또한 정책금융기관이 투자유치 등 자본시장 이용을 원하는 우수 기업의 정보를 중기 특화 증권사에 제공된다.

아울러 증권금융을 통한 운영자금 조달시 한도·금리 등 우대조건이 주어지며 PEF·벤처펀드 지분 거래시장 등 개설시 중기 특화 증권사에 대해서만 중개 증권사로 참여가 허용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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