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사업 줄이고 임대주택 사업 전환 통해 수익 안정화 확보

11조원이 넘는 채무를 짊어지고 있는 SH공사가 대규모 경영혁신에 나선다. 그동안 임대주택을 공급하던 단순 공기업에서 탈피, 주거복지와 도시재생 전문기업으로 선회한다는 방침이다.

2020년까지 채무를 4조원대로 낮추기 위한 것으로 분양수익성을 개선하고 자산매각에도 힘쓰기로 했다. 특히 다변화하는 주택시장을 감안해 기능중심으로 조직을 개편, 발 빠른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박원순 서울시 시장은 5일 SH공사, 서울메트로, 서울도시철도공사 등 5개 시 산하기관에 대한 외부기관이 실시한 컨설팅 결과를 발표, 이를 바탕으로 마련한 각 기관의 경영혁신안을 발표했다.

▲ SH공사 채무 감축방안 발표하는 이종수 사장
재정건전화 강화가 최대 현안인 시점에서 해당 기관의 자체적인 채무감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 외부전문기관의 진단을 통해 지방정부 최초로 전문 컨설팅을 실시한 결과다.

지난 2011년 10월 박 시장 취임 당시 SH공사의 채무는 13조5789억 원에서 지난해 12월 말 기준 11조5021억원으로 감축했다.

하지만 항상 SH공사에는 '방만경영'이라는 꼬리표가 붙어다녔고, 취임 초부터 박 시장은 SH공사의 부채 줄이기를 시정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올려놓았다.

이를 위해 대한건설협회 부회장과 한국주택협회 이사 등을 역임한 건설업계의 대부 이종수 전 현대건설 사장을 신임 사장을 임명하는 등 경영 정상화를 위한 종합계획을 수립·시행해왔다.

하지만 부동산시장의 계속되는 침체와 새빛둥둥섬을 비롯해 은평 뉴타운, 가든파이브 등 전임 서울 시장들의 역점 개발 사업의 지지부진 등으로 자산 가치마저 하락하는 등 복합적인 문제를 드러냈다.

SH공사는 이번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한 'SH공사 경영혁신 실행계획' 버전2를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주거복지 및 도시재생 전문 공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사업 구조를 재편한다는 것.

그동안 부채 감축을 위해 무리하게 추진하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등 택지개발 및 분양주택 공급에서 임대주택공급 및 관리·도시재생으로 사업구조를 바꾼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일본 UR(도시재생기구), JKK(동경도 주택공급공사) 등의 해외 공기업 사례를 벤치마킹해 임대주택 공급 및 관리와 도시재생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시장조사와 사업성 분석 등 도시재생 전문 인력을 확충하고 해외 선진 주택공기업 사례를 벤치마킹해 직원들의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전사적 도시재생사업 협의기구 및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공공용지나 SH 보유자산 등의 활용을 통한 도시재생사업 발굴 및 서울시 소유의 노후·저개발 공공시설 복합개발을 통한 임대주택 공급, 공공토지, 산업단지 이적지를 활용한 위수탁 사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공사는 13조원 가량의 공룡 채무를 감축하기 위해 지속적인 원가절감과 자산매각 활성화에도 힘쓴다는 안도 내놓았다.

이 계획안에 따르면 SH공사가 컨설팅을 통해 권고 받은 실행과제는 총 32개로, SH공사는 이를 통해 2018년까지 총 5139억 원의 재정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구체적으로 공사는 지속적인 채무 감축을 위해 분양성을 고려한 전략적 분양가 산정 및 지구별 공급시기 분산해 수요자의 니즈(Needs)를 고려한 상품개발에 집중키로 했다. 현장 분양상담소 개설과 파워블로거, 홍보전문업체를 활용한 공격적 마케팅도 실시할 계획이다.

대금 납부조건 완화, 잔금납부 기한 연장 및 선납할인 병행 등과 함께 민간분양 대행사를 활용한 미분양주택 해소 등으로 채무액을 올해 7조원으로 감축하고, 2020년까지 4조원 이내로 관리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조직 개편 및 성과평가체계 개선으로 시민의 목소리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사업본부제를 기능제로 바꾸고 재무 관련 성과지표의 반영률을 확대(20%→40%)해 효율적인 조직으로 거듭난다는 방침이다.

SH공사 이종수 사장은 "이번 컨설팅은 중앙정부의 지방공기업 관리 강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계기가 됐다"며 "32개 과제 실행 시 2018년까지 총 5139억원의 재정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채무도 2020년까지 4조원 이내로 관리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바탕으로 SH공사는 중장기 사업구조를 재편, 주거복지와 도시 재생 전문 공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실행과제 이행 및 재무회계시스템 개선을 통한 채무관리로 재정건전성은 물론 중장기 사업구조로 재편해 시민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주택공기업으로 거듭 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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