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서울 강남의 한 고등학교 교사가 수업 시간에 ‘박정희 전 대통령을 죽여버렸어야 한다. 그러면 언니(박근혜 대통령)가 태어나지도 않았다’는 내용을 담은 동영상을 학생들에게 보여주고 감상문을 써내라고 한 사실이 14일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또 이 교사는 이승만 전 대통령을 세월호 선장에 비유하는 내용이 담긴 영상을 보여준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단체인 블루유니온에 따르면 서울 강남의 한 고교 교사는 지난 9월 18일 특별 역사수업시간에 “우리나라가 이성이 통하는 사회인지 이런 걸 한 번 나름대로 생각해보는 그런 시간을 갖기 위해서”라며 문제의 동영상을 틀어줬다.

동영상은 김일성을 ‘자수성가형 민족 영웅’이라고 칭송한 성공회대 한홍구 교수가 지난해 11월 28일 서울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진행한 ‘세월호를 통해 본 한국 현대사’라는 제목의 강연을 담은 것이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을 세월호 침몰 당시 속옷 바람으로 탈출한 이준석 선장에 비유하고, 박정희 전 대통령을 살해했어야 했는데 살려줘서 박근혜 대통령이 태어났다고 하는 한 교수의 좌편향적 발언이 학생들에게 그대로 전달됐다.

당시 한 교수는 영상에서 한국전쟁 당시 한강 인도교를 폭파하기 전 피신 간 이승만 전 대통령을 세월호 참사 당시 탈출한 이준석 선장에 비유한 뒤, "이 대통령이 다시 서울에 돌아온 날부터 세월호 죽음의 항로가 시작됐다"고 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교수는 강연에서 박 전 대통령이 남로당 활동을 하다가 잡혔지만, 만주에서 함께 지냈던 군검경합동수사본부장 김창룡이 풀어줬다면서 “저놈(김창룡)이 정말 많은 사람을 죽였다. 근데 죽여도 될 사람을 하나 살려줬다. 그때 딱 죽여버렸으면 우리 역사가 조금은 바뀐다. 대통령 두 자리는 확실하게 바뀐다. 박정희니까”라고 말했다.

한 교수는 이어 “박정희가 그때 죽여버렸으면 대통령 될 수 없죠. 우리 언니(박근혜 대통령)는? 태어나기도 전이다. 태어나 보지도 못하는 거였는데 살려줬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세월호 사건이 어디서 출발했는가. 세월호 그 죽음의 항로는 역사적으로 반민특위가 깨진 날, 한강 다리가 폭파되면서 이승만이 돌아와 폼 잡은 날, 그때부터 세월호 죽음의 항로가 시작된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해봤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 교수는 또 “독립운동했던 사람들이 민주화 운동하고 노동운동하는 거다. 친일파였던 사람들이 군사독재 하는 거고”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독립운동하던 사람들 주변에 있나? 별로 안 남았다. (6·25 전쟁 당시) 부역자 처벌 때 다 죽었다 보면 된다”고도 했다.

한 교수는 백범 김구 선생 암살의 배후는 김창룡이었다면서 “백범을 죽인 자들이 지금까지 대한민국을 지배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그는 또 “학림사건 판사 황우여가 지금 교육부장관,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에서 사형이 나왔는데 그때 판사가 김황식”이라며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 최고 권력자가 우리나라 조작 간첩사건 제일 많이 만든 놈이고, 수백만 학생의 교육을 책임진 사람이 1980년대 최악 공안사건의 판사고, 직전 국무총리가 김대중을 사형시키는 데 ‘신의 한 수’를 둔 놈이었는데 어떻게 하시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이 공안 마피아들이 대한민국을 딱 쥐고 앉아서 세월호 진상 규명을 막고 있다. 그래서 내가 세월호 역사의 시작이 반민특위가 해산됐던 날, 또는 한강다리가 끊어졌던 날이라고 하는 이유다”라며 “이런 놈들이 대한민국의 선장, 기관사, 갑판장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교수는 또 “역사의 진보를 믿었던 사람들이 근혜 언니가 당선됐을 때 많이 배신당했다. 근혜 언니가 당선되기 8일 전 일본에서 아베가 당선됐다. 아베의 외할아버지가 만주국을 만들었다. 그 밑에서 다카기 마사오(박정희 전 대통령을 지칭)가 장교로 있었다”면서 “한국·일본 지도자들이 만주국 시대로 돌아간 거다”라고도 했다.

한 교수는 “분단돼 있기 때문에 친일파들이 사는 것”이라면서 “저 공안세력들이 북(北)을 악마화시키면서 살고 있는 거다. 북이 망하지 않기를 제일 바라는 것이 사실 저 공안세력들”이라고도 했다.

한 교수의 강연은 2시간가량 이어진다. 해당 교사는 동영상을 본 학생들에게 감상문까지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문제가 있다고 느낀 일부 학생들이 반발해 시민단체 블루유니온에 신고하면서 이 같은 사실이 알려졌다.

이번 동영상은 해당 수업을 들은 한 학생이 수업 과정을 영상으로 찍어 시민단체에 제보하며 사실이 알려지게 됐다.

이 학생은 "종북 성향이 강한 것으로 판단되는 교수의 강연을 왜 미성숙한 학생들에게 보여주느냐"면서 "강연은 보수를 깎아내리고 진보를 찬양하는 편파적 강연이었다"고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은 담임교사가 재량 수업 시간에 동영상을 튼 것으로 교사가 학생들에게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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