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성·혁신성 높이 평가

 
[김선숙 기자]인터넷 전문은행의 첫 사업자로 카카오가 이끄는 한국카카오은행(이하 카카오은행) 컨소시엄과 KT가 이끄는 케이뱅크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그러나 인터파크가 주축이 된 아이(I)뱅크 컨소시엄은 예비인가의 문턱을 넘지 못한 채 고배를 마셨다.

금융위원회는 "카카오뱅크와 K뱅크 컨소시엄에 대해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결정했다"고 29일 밝혔다.

7개 분야별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외부평가위원회는 지난 27∼29일 예비인가 신청자 3곳을 상대로 서류심사 및 개별 프리젠테이션(PT) 심사를 마치고 “카카오은행과 케이뱅크의 사업계획이 타당해 예비인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금융위에 제출했다.

인터넷 전문은행 인가는 1992년 평화은행 이후 23년 만에 은행시장에 신규 진입자를 들이는 의미가 있다.

앞서 금융위는 금융개혁의 일환으로 지난 10월1일 예비인가 신청을 받은 결과 카카오가 이끄는 카카오은행 컨소시엄, KT가 이끄는 케이뱅크 컨소시엄, 인터파크가이끄는 아이뱅크 컨소시엄 등 3개 컨소시엄이 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외부평가위원회는 카카오은행의 사업계획에 대해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사업계획의 혁신성이 인정될 뿐 아니라 사업초기 고객기간 구축이 용이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안정적으로 사업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카카오가 주도하는 카카오뱅크에는 넷마블과 로엔, SGI 서울보증, 우정사업본부, 이베이, 예스24, 카카오, 코나아이, KB국민은행, 텐센트,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참가하고 있다.

케이뱅크에 대해서는 “참여주주의 역량을 최대한 활용해 다수의 고객접점 채널을 마련하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 편의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예상한다”고 평가했다.

케이뱅크 컨소시엄에는 포스코ICT, GS리테일, 우리은행, 현대증권, 한화생명, KG이니시스, KG모빌리언스, 다날, 8퍼센트, 한국관광공사 등 19개사가 참여했다.

복수의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효성 계열사인 효성ITX, 노틸러스효성이 KT컨소시엄에서 빠졌고,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페이와 국내사인 민앤지가 뒤늦게 합류했다.

금융위는 이날 카카오은행과 케이뱅크 컨소시엄에 예비인가 결정을 내리면서 은행업을 전자금융거래 방법으로 영위해야 하고, 은행업 영위와 관련된 인력, 조직, 전산설비 등 물적 시설을 갖추고 은행업 본인가를 신청해야 한다는 부대조건을 제시했다.

예비인가와 함께 동일인(비금융주력자)이 주식보유한도(4%)를 초과한 카카오은행의 카카오와 케이뱅크은행의 KT, GS리테일, 다날, 한화생명, KG이니시스 등의 보유한도 초과 신청을 승인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임시 금융위원회 회의에서 “예비인가자는 관련 법령에 부합하도록 경영지배구조, 리스크 관리 등 내부통제 체계를 사전에 충실히 구축해 신설 은행의 조기 경영안정에 노력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금융소비자 보호 방안과 전산보안 리스크 방지 방안을 더욱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게 마련해 달라”고 주문했다.

예비인가를 받은 카카오은행과 케이뱅크는 인적·물적 요건을 갖춰 개별적으로 본인가를 신청하게 될 예정이다. 금융위는 관련 법령 검토와 금감원 확인 과정을 거쳐 본인가 절차를 개시할 계획이다.

영업개시 시점은 두 은행의 경여전략과 사업계획에 따라 결정되지만, 금융위로부터 본인가를 받으면 원칙적으로 6개월 내에 영업을 시작해야 한다.

금융위는 인터넷 전문은행 제도 도입을 위한 은행법 개정 작업이 이뤄지면 2단계로 인터넷 전문은행을 추가 인가할 계획이다.

카카오뱅크 "금융업계의 메기가 되겠다"

“카카오뱅크 컨소시엄의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봅니다. 한국 금융업계를 혁신할 한 마리 ‘메기’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29일 이용우 카카오뱅크 컨소시엄 공동단장(한국투자금융지주 전무)은 “카카오뱅크 컨소시엄 소속 11개사들이 함께 만든 비전으로 인터넷 전문은행 예비인가를 획득하게 돼 영광”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3800만명 카카오 이용자를 바탕으로 시중은행에서 접할 수 없는 혁신적인 서비스를 모바일로 선보이겠다”면서 “미꾸라지만 있는 논보다 메기를 넣어 둔 논의 미꾸라지가 더 잘 자라듯, 카카오은행 덕분에 국내 금융업계가 더 건실해지는 계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 컨소시엄은 지난 28일 경기도 가평 미사리 산업은행 연수원에서 프리젠테이션(PT)을 통해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한 ‘카카오스코어’ 신용평가모델, 카카오 유니버설 포인트를 통한 맞춤형 금리제도, 24 시간 고객의 문의에 답하는 ‘금융봇’ 등을 선보이겠다고 발표했다.

이 단장은 “정보기술(IT) 영역에서는 흔한 P2P(개인대개인) 거래를 금융 서비스에도 적용하겠다”면서 “가령, 고객 계좌와 고객 계좌를 직접 연결하도록 시스템을 구성하면 은행의 중간 수수료를 대폭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카카오컨소시엄은 앱투앱 결제, 카카오톡 기반의 송금 서비스, 오픈 아키텍처를 활용한 은행 시스템 설계 등을 준비하고 있다.

K뱅크 “중금리 시장 열어 서민경제 지원할 것”

인터넷 전문은행 예비인가를 획득한 K뱅크는 29일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으로 국내 금융시장을 혁신하는 촉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KT가 주도하는 KT컨소시엄은 이날 금융위원회의 인터넷 전문은행 예비인가 발표 직후 "사업 계획 혁신성과 참여 주주사 역량을 인정받은 결과"라며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우리동네 네오뱅크'를 실현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에 예비인가를 통과한 K뱅크는 '우리동네 네오뱅크'와 '일자리를 만드는 은행'을 내세우고 있다. 검증된 빅데이터와 온오프라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고객이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은행을 만들어 초기 성공가능성을 높일 계획이다. 

KT컨소시엄은 "K뱅크가 성공 모델을 창출해 한국형 인터넷 전문은행의 대표주자로서 자리매김하겠다"며 "중금리 시장을 열어 소상공인 등 서민경제를 지원하고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뱅크는 예비창업자들의 자금을 조달하고 주주사가 보유한 전문역량을 활용해 마케팅을 적극 지원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예정이다.

K뱅크 컨소시엄 TF장 김인회 전무는 "K뱅크는 차질 없는 사업준비로 중소상공인의 창업지원, 금융 소외계층에 대한 혜택을 확대할 것"이라며 "온·오프라인 연계를 통한 이용자 편의성 확대 등 차별화된 서비스로 고객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는 '1등 인터넷전문은행'이 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