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중국 증시가 2차례에 걸쳐 서킷브레이크가 발동하는 등 6.85% 폭락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중국 증시는 하루 새 서킷 브레이커(주가 급등락 시 주식 매매를 일시 정지하는 제도)를 두 차례 발동하고도 조기 폐장하는 초유의 사태를 빚었다. 미국 다우종합지수는 장 중 한 때 450포인트를 잃는 폭락장을 연출했다.

'차이나 쇼크' 이튿날인 5일 오전 10시30분 현재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3.1% 내린 3193.32에 거래를 시작한 이후 낙폭을 줄이고 있다. 하루 전 3%대 급락으로 마감한 일본 증시는 이날 0.3% 하락 개장했다.

전날 중국 증시에서는 전체 상장사의 42%에 달하는 1200여개 종목이 하한가(-10%)로 추락했다. 이처럼 새해 벽두부터 중국발 '블랙먼데이(Black Monday)'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덮친 것은 중국의 경기 둔화가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투매' 심리가 연쇄적으로 일었기 때문이다.

중동에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진 점도 공포 심리를 더 했다. 위안화 약세 기조에 따른 자본 유출 염려도 투심 약화에 한몫 했다.

이렇듯 증국 증시가 한국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향후 중국 증시 방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 사이에선 중국 기업 중심의 경기 둔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정상 궤도를 찾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리지 않겠느냐는 비관적인 전망이 지배적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중국 증시의 급락 원인은 경제지표 부진과 위안화 추가 절하 우려, 대주주 지분 매각 금지령 해제 우려, 중동발 지정학적 우려 등이 꼽힌다.

우선 12월 제조업 PMI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오면서 중국 경기 추가 둔화 리스크를 고조시켰다. 특히 12월 차이신 제조업 PMI지수는 11월(48.6)보다 0.4포인트 하락한 48.2를 기록하면서 10개월 연속 50선을 밑돌아 중국 제조업 경기의 부진이 장기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감이 커졌다.

또한 위안·달러 환율이 6.5032위안을 기록하면서 6.5위안이라는 심리적 저항선을 돌파해 경제지표 부진을 감안할 때 추가로 위안화가 절하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커진 게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오는 8일부터 대주주 지분 매각 금지령이 해제될 예정이라는 점도 수급 우려를 가중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지난해 말 개최된 경제공작회의에서 구조개혁이 강조되는 등 올해 경제정책 기조가 부양이 나닌 공극개혁이라는 점도 증시 불안을 야기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경제지표 부진으로 금리인하, 위안화 추가 절하 등의 추가 부양책이 실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구조개혁의 본격적 추진 여부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어 중국 정책 불안감이 연초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신영증권 김선영 연구원은 "중국의 구조조정은 국유기업 위주로 나타나고 있어 민간기업의 구조조정은 더디게 진행될 것으로 보여 1월 민간 기업 중심의 경기 둔화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2월 춘절 효과는 기대해 볼 만 하다"고 덧붙였다.

국내 증시도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증권 오현석 투자전략파트장은 "한국은 중국 시장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는데 연초에 시장이 곤두박질 치니 당분간 투자 심리 위축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급적 문제의 영향이 큰 만큼 우리나라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고, 위안화 약세가 곤두박질 치는 그림으로 가면 우리 증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