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이 한파에 시달리고 있다.

거래가 크게 줄어든 가운데 주택값은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겨울철 비수기를 맞은 데다 주택담보대출 규제 여파로 수요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월부터 수도권에서 주택대출 규제를 강화함에 따라 부동산 거래가 더욱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권은 소득 심사 강화, 분할상환 유도 등을 내용으로 한 은행권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다음달 1일부터(비수도권은 5월 2일)부터 적용한다.

은행에서 1억원 정도 대출(연 3.1%)을 받으면 예전에는 월 28만원의 이자만 부담하는 거치식이었지만 이제는 원금과 이자를 모두 갚아야 하는 분할상환으로 바뀌어 매달 94만원 가량 내야 한다.

본격적인 대출 규제를 앞두고 주택시장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매매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거래도 위축됐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2일까지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는 3959건이다. 하루 평균 180건 정도 거래됐다.

지난달 하루 평균 거래건수(265.5건)와 비교하면 23.7%(83건) 감소했다. 지난해 1월(220건)보다도 18% 줄어들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10월 1만1566건을 기록한 뒤 3개월 째 감소세다. 특히 서울 강남권의 거래가 꽁꽁 얼어붙었다. 올들어 강남구의 거래건수는 244건으로 하루 평균 11건에 그쳤다. 지난달의 609건(하루 20여건)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서초구 아파트 거래량도 51건에 그쳐 전월(157건)의 1/3 수준으로 감소했다. 강동구도 164건으로 하루 평균 7.4건에 불과했다. 전월의 하루 평균 거래건수(20건)와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지방의 경우에는 대출 규제가 5월부터 적용되지만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대구는 3년 연속 집값 상승률 1위를 기록했지만 최근에는 5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 달새 가격이 0.24% 떨어졌다. 경북과 충북지역은 11주째 가격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월세 거래량도 급감했다. 현재까지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는 8029건으로 하루 평균 364건에 이른다. 지난달 거래량 1만4767건(하루 평균 475.4건)과 지난해 1월의 1만4328건(하루 평균 462.2건)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아파트값도 올해 들어 4주 연속 보합세를 유지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이후 3주째 전국 아파트 가격은 보합세(0.0%)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올봄 이사철이 향후 시장 흐름을 가름할 변곡점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저금리와 전세난이 지속되면서 내 집 마련 잠재 수요도 남아있는 상황이라 주택 시장이 살아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또 새 아파트를 분양받을 때 받는 집단대출의 경우 새로운 규제가 적용되지 않아 분양 시장으로 수요가 몰릴 수도 있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2월 아파트 신규분양 물량은 전국 1만6525가구로 1월(1만1186가구)보다 47.7%(5339가구) 증가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대출규제가 강화되면 주택 구매심리가 위축돼 거래량부터 줄어들고 매매 전환도 활발히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다음 달 설 연휴가 지나고 봄 성수기가 찾아오면 정확한 흐름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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