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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이 위험하다
김승혜 기자  |  sh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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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2.05  08:5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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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라산에 급속히 번지고 있는 제주조릿대
[김승혜 기자]한라산이 '조릿대공원'이 돼 국립공원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환경부가 경고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제주도 토종 조릿대가 한라산 국립공원 전체 면적(153.33㎢)의 90%를 뒤덮을 정도로 확산되면서 한라산이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과 국립공원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 것.

대나무의 한 종류인 '제주조릿대'는 잎 가장자리에 흰색 무늬가 있으며, 최고 150㎝까지 자란다. 강한 번식력으로 다른 고산식물을 고사시켜 한라산 생태계 파괴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제주도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이하 한라산관리사무소)는 환경부가 지난달 18일 "장차 한라산이 '조릿대공원'이 되어 국립공원에서 제외되는 상황이 올 수 있으므로 제주도가 아주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공문을 보내왔다“고 4일 밝혔다.

한라산관리사무소가 지난해 12월 24일 열린 제114차 국립공원위원회에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한 한라산 구상나무림 보전 및 조릿대 관리' 방안을 보고하자 이 같은 의견을 보내온 것이다.

한라산관리사무소는 당시 한라산 구상나무가 세계적인 절멸위기종으로 지정됐으나 태풍과 기후변화 등으로 대량 고사하고 있고, 하층 식생이 조릿대로 뒤덮여 어린 구상나무가 자라는 것을 억제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라산연구소에 따르면 제주조릿대는 한라산 해발 500m에서 정상부인 백록담 화구벽 밑 1900m까지 번식했다. 계곡과 암석지, 목초지, 오름의 정상, 습지 등을 제외한 국립공원 전역을 뒤덮고 있으며 그 세력을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 제주도 전체로는 분포 면적이 244.6㎢에 이른다.

늘 푸른 잎을 가진 제주조릿대는 생명력이 강해 해가 갈수록 밀도가 높아지고 키가 커지며 설앵초, 구름떡쑥, 섬바위장대, 한라구절초 등 고산성 초본식물은 물론 시로미나 눈향나무, 털진달래와 꽝꽝나무 등을 고사시키고 있다.

한라산에 자생하는 섬매발톱나무, 돌매화나무 등 희귀·특산식물 90여 종과 국내에는 제주에만 있는 '한정분포 식물자원' 321종도 위기에 처했다.

우리나라 전체 식물 종의 절반가량인 2천여종의 식물이 자생하는 한라산은 세계자연유산이자,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지질공원, 람사르습지 등 세계적인 보호지역으로 지정됐지만, 조릿대가 이마저 위협하는 형국이다.

한라산관리사무소는 구상나무숲 복원을 위한 조릿대 관리 전문가 심포지엄을 상반기에 개최하고, 구상나무 시범포장 2개소를 조성해 연차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안이다. 구상나무숲의 하층을 잠식한 조릿대를 제거하고 복원과정을 계속 관찰할 계획이다.

한라산의 조릿대는 말 방목을 불허한 1988년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급속도로 확산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1985년 한라산 생태계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방목한 말 때문에 흙이 패는 장면 등을 목격한 문화재 위원들이 방목을 금지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조릿대가 번성하자 한라산연구소는 2005년부터 약 3년간 말 2마리를 풀어 조릿대를 제거하는 실험을 했다. 당시 말 1마리가 한 달에 약 1만㎡에 있는 조릿대를 먹어치우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철수 전 한라산연구소 소장은 "말은 조릿대 잎을 가장 먼저 먹고 그다음에 조릿대 줄기를 먹으며 조릿대가 바닥나면 잡풀을 먹고 그마저 없을 때만 나무에 피해를 준다"고 설명했다.

실험 결과에 따라 한라산에서 말 방목을 허용하는 방안을 건의했으나 문화재청의 반대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는 최근 대통령에게 구상나무 복원과 한라산 조릿대 제거의 중요성을 보고한 데 이어 '한라산 구상나무 복원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조릿대 제거업무를 전담할 실무 사무관까지 지정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한라산관리사무소에는 조릿대 제거를 비롯한 생물종 다양성 증진을 위한 사업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겠다고도 약속했다.

한라산관리사무소는 일단 2025년까지 조릿대 제거와 구상나무숲 복원사업을 추진한다. 올해를 한라산 조릿대 제거의 원년을 선포하고, 내달에 국립공원관리공단과 조릿대 문제에 공동 대처하기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할 예정이다.

하지만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도 대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지만 뾰족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관리사무소는 일단 식생복원사업으로 사람을 투입해 조릿대를 베어 내는 방식으로 이를 제거하기로 했다. 지난해 전문가 회의결과 뿌리를 파헤치는 방법과 제초제 등 약품을 사용하는 방법 등이 나왔지만, 이 방법의 사용은 다른 식생도 제거돼 버릴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있어 베는 방법을 선택했다.

당장 올해 1억5000만원을 투입하고, 내년부터 10억원씩 투입할 계획이다.

한라산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특산식물 90여 종을 포함해 2000여종이 자생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총 식물 종 수인 4000여종의 절반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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