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은행들, 금융위기때 보다 4배 이상의 손실 우려

 
[김선숙 기자]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더 사업하기 어려운 상황이 닥치고 있다.”(파이낸셜타임스)

“중국은행들은 지난 금융위기 때보다 4배 이상의 손실을 볼 수도 있다.”(블룸버그통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와 미국의 블룸버그통신 등 외국의 경제전문 매체들이 10일(현지시간) 나란히 세계경제에 대한 경고음을 발하고 나섰다.

또 “세계 증시의 시가총액이 9개월새 14조 달러(약 1경6660조원)가 사라졌다. 세계 경제가 불확실해지자 위험자산인 증시에서 돈을 빼내고 있는 것이다. 이는 기업 투자와 가계 소비 위축 등 실물경제 둔화로 악순환이 우려된다”고 1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올해 들어 중국과 유럽, 일본, 중국 등 세계 주요시장의 주가가 20% 내외로 떨어지는 등 주식 급락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금융과 실물경제의 위기가 한꺼번에 닥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경기의 부침을 가장 민감하게 보여주는 곳은 바로 해운사들이다. 배로 실어 나르는 물동량이 곧 세계경제의 부침을 표시하기 때문이다. FT는 세계최대 해운선박회사인 덴마크 AP 몰러-머스크(AP Møller-Maersk) 그룹의 분석을 인용, 지난해에 이어 올해 기업들이 맞닥트리는 경제여건들이 점점 악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머스크 그룹은 지난 해 세계경제의 침체로 인해 큰 타격을 입었다. 경제발전이 둔화되면 원유 물동량이 줄어들고, 수출입 화물의 선적 물량도 감소하게 된다. 머스크 역시 이로 인해 “막대한 손해(massive deterioration”를 입었다.

머스크의 최고경영자(CEO)인 닐스 안데르센은 FT와의 인터뷰에서 “(경제난이) 2008년보다 더 심하다. 원유가격은 2008~2009년 최저점만큼 낮은 상태에서 장기간 지속되고 있다. 원유 값은 당분간 오를 거 같지 않다. 화물 운송료는 내려가고 있다”며 “외부 여건들이 아주 악화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에 잘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머스크의 주식은 지난 10달 사이 반 토막이 났다. 머스크는 세계 최대의 컨테이너 선사이다. 그러다보니 세계 무역의 등락을 알리는 ‘전조 벨(bellwether)’의 역할을 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전 세계무역량은 두 자리 수의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세계무역량은 4~5%로 급락했다.

그러나 지난해 세계무역량의 성장세는 0~1%에 그쳤다. 올해도 1~3% 정도의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융위기 직후보다 훨씬 암울한 경제전망을 예고하는 지표들이다.

이 같은 불황 국면에도 불구하고 조선회사들은 지난해 컨테이너선 생산 대수를 8% 늘렸다. 현재 27척의 컨테이너선을 발주해 놓고 있는 머스크는 추가 구매 물량을 취소했다.

앤더슨 CEO는 지난해 세계무역 상황은 “비정상정(abnormal)”이었다고 말했다. 유럽과 브라질, 러시아, 서아프리카 등 세계 모든 곳으로 가는 물동량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머스크 그룹은 지난해 4분기에만 25억 달러( 약 2조9800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머스크가 카자흐스탄과 쿠르디스탄, 영국, 앙골라, 브라질 등에 보유하고 있는 원유 자산 가치가 하락했기 때문이었다. 이는 당초 분석가들이 예상했던 3억 달러 정도의 이익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나쁜 실적이다.

지난해 머스크의 기본수익(underlying profit)은 2014년 45억 달러(약 5조3640억 원)에서 지난해 31억 달러(약 3조6952억 원)로 떨어졌다. 머스크는 올해에는 이보다 훨씬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머스크 그룹의 계열사인 ‘머스크 오일’이 올해 손익분기점을 맞추기 위해서는 원유 값이 배럴당 45~55달러 선으로 올라야 한다. 현재 북해산 브렌트유는 31달러 선에 거래되고 있다. 머스크 그룹의 해운선박 회사인 ‘머스크 라인’은 지난해 13억 달러(약 1조5496억 원) 수익을 냈지만 올해 실적은 이보다 훨씬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발(發) 세계금융위기를 경고하고 나섰다. 블룸버그통신은 월가의 큰손인 헤이먼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한 보고서를 인용, 중국은행들이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보다 4배 이상의 손해를 보게 될 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헤이먼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창립자인 카일 바스는 투자자들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세계 제2의 경제대국인 중국이 경영위기에 처한 중국은행들을 구하기 위해서는 10조 달러(약 1경 1920조 원) 이상에 해당하는 위안화를 찍어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럴 경우 위안화는 달러대비 30% 정도는 평가절하를 해야 한다. 만일 중국은행들이 부실여신으로 인해 자산의 10% 정도를 잃는다면 중국 은행의 주가는 3조 5000억 달러(약 4172조 원) 정도를 날리게 된다.

중국의 경제성장은 지난 2010년까지 30여 년간 평균 10%의 성장을 이어왔다. 그러다가 지난 5년 동안 계속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해 지난해에는 6.9%까지 내려앉았다. 블룸버그통신의 자료에 따르면 이는 지난 25년 동안 가장 낮은 규모의 경제성장률이다.

바스는 지난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6.9%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3.2%에 불과했을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그는 중국의 외환보유고 역시 3조2000억 달러라고는 하지만 이중 2조2000억 달러는 유동성 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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