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강 세빛섬 야경
[김승혜 기자] 3일후면 새해 첫 보름달이 뜨는 정월대보름이다. 서울 한강에는 선조들이 즐겨 찾던 달맞이 명소와 새롭게 떠오르는 명당이 곳곳에 있다.

서울시는 정월대보름을 맞아 가족과 친구·연인과 함께 야경을 즐길 수 있는 장소 7곳을 19일 추천했다.

◇왕과 선비들의 달구경 명소… 제천정·월파정·소악루

옛 선조들이 한강 경치와 달 구경을 하던 곳을 찾아가보는 것도 의미있다.

제천정은 한강 북쪽 용산구 한남동 한강변 언덕에 있다. 고려시대부터 있었던 제천정은 왕실 별장 겸 외국 사신들의 만찬장이었으나 인조 2년(1624) 이괄의 난 때 소실된 뒤 복원되지 않았다.

외국 사신들이 조선의 대신들과 모여 시문을 주고받으며 경치를 논하고 여흥을 즐겼다는 기록이 있다. 성종의 형인 월산대군은 '제천완월(濟川翫月)'에서 보름달이 뜬 날 제천정 다락에 앉아 대금소리를 들으며 달빛에 취해 있음을 읊었다.

노량진 수산시장 뒤쪽 작은 언덕 부근 음식점에 들어서면 옛 정자 터였음을 알리는 장대석을 볼 수 있다. 조선 초기 세종 때 김종서 장군이 살았다고 전해지는 '월파정'이다.

조선 중기 이후 뛰어난 문인들이 시를 읊던 곳으로 각광받던 곳이다. 다산 정약용도 정조 11년 월파정 앞 한강에서 밤에 배를 띄우고 놀던 일을 '다산시문집(茶山詩文集)'에 남겼다.

강서구 가양동 산8-4에 위치한 소악루는 화재로 불 타 사라졌으나 지난 1994년 구청에서 한강변 조망을 고려해 지금 위치에 신축했다.

조선 후기 진경산수화로 유명한 겸재 정선이 사천 이병연과 함께 그림을 그리고 시를 지어 서로 바꾸어 봤다고 전해지는 달맞이 장소다.

◇달맞이와 데이트를 한번에… 뚝섬·서래섬·세빛섬·전망카페

가족이 함께 달구경을 하고 싶다면 뚝섬의 '자벌레 전망대'를 추천한다. 낮에는 2층 도서관에서 책을 읽거나 무료 전시를 즐기고 해가 지면 전망대에서 노을을 감상할 수 있다. 오전 10시부터 자정까지 운영하며 지하철 7호선 뚝섬유원지역 3번 출구를 이용하면 된다.

세빛섬은 노을과 세빛섬 조명이 어우려져 야경이 예쁘다. 세빛섬 안에 레스토랑과 카페 등도 있어 데이트 코스로 좋다.

해질녘 서래섬에서 연인과 함께 보름달을 보는 데이트는 어떨까. 달빛을 가로등 불빛 삼아 하는 겨울 밤 산책은 낭만적이다.

레스토랑과 펍, 카페 등이 마련된 세빛섬에선 식사와 음료를 즐기는 달맞이 데이트가 가능하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www.somesevit.co.kr)를 참조하면 된다.

한강 전망카페에서는 식사나 음료를 즐기며 달 구경을 할 수 있다.

한강대교 상류 '견우카페'와 하류 '직녀카페'에서는 63빌딩을 배경으로 노을과 야경을 볼 수 있다.

한남대교 남단 '새말카페' 창문에는 고층빌딩과 다리를 건너는 자동차 불빛, 강물 위에 떠 있는 보름달이 어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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