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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좌충우돌’ 김종인, ‘좌불안석’ 문재인
심일보 기자  |  jakys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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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2.20  15:3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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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일보 편집국장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서서히 활동 폭을 넓혀가는 모습이다. 지난달 27일 대표직에서 물러나 경남 양산 자택으로 내려간 문 전 대표는 최근 들어 정치 현안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당 일각에선 문 전 대표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향한 경고 또는 견제이자 곧 정치에 복귀하려는 채비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문 전 대표는 지난 19일 야권 일각의 햇볕정책 실패론에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서 최근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북핵과 미사일, 드디어 개성공단 폐쇄까지 박근혜 정부 대북정책의 완전한 실패”라며 “그런데 실패자들이 오히려 기세등등 과거정부 탓을 하면서 책임을 가린다”고 비판했다. 이어 “일부 야당 인사들까지 햇볕정책 재검토 등 부화뇌동하는 것은 참으로 딱한 노릇”이라고 꼬집었다.

이를 두고 최근 비공개회의에서 햇볕정책 보완·발전론을 언급한 것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문 대표 측은 국민의당 이상돈 공동선대위원장이 최근 “햇볕정책은 실패했다”고 평가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문 전 대표는 지난 16일 김 대표를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김 대표와의 안보관에 시각차가 있다는 질문에 “생각이 다 같을 필요는 없죠”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인 바 있다.

당 안팎에선 문 전 대표가 김 대표의 행보를 우려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 대표는 이외에도 문 전 대표 체제 때 정해놓은 '현역 20%물갈이'를 더 늘릴 수 있다는 의도를 내비쳤었고, 별도 공천기구인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와 비례대표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를 일원화하는 한편 한미FTA를 주도한 인사 영입 및 통합진보당 출신 인사들의 공천 배제 등 '당 정체성'에도 손을 대는 모습을 보였다.

문 전 대표 측근인 최재성 의원의 반발은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되고 있다. 최 의원은 지난 18일 트위터에 "당이 안이하다. 총선이 불안하다"며 "이겨야 한다는 마음에서 말없이 바라보고 있는 진심에 진심으로 응답해주길 바란다"고 했었다.

과연 문 전 대표는 김 대표응 어떻게 보고 있을까

일각에선 더민주의 김종인 대표를 ‘법정관리인’에 비교하기도 한다. 그런 만큼 김 대표의 행보는 인재 영입부터 현안 해법까지 거침이 없다.

최근 김상곤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위원장은 설 연휴 직후 “소개할 사람이 있다”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연락을 받고 찾아간 자리에서 김현종 전 유엔대사를 만났다.

인재영입위원회는 김 전 대사에 대한 검증에 들어갔고 노무현 정부 시절 초대 통상교섭본부장으로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초반 협상을 이끈 데 대한 부정적 여론이 여전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19대 총선 당시 더민주의 전신 민주통합당에서는 ‘한미 FTA 재협상 요구’를 놓고 진통을 겪어 야당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혀왔다.

그러나 김 대표는 “야당이 정권을 잡기 위해서 과거에 쓰지 못한 사람도 폭넓게 찾고 그 능력을 활용해야 한다”고 했고, 김 전 대사는 더민주에 입당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19일 “문재인 전 대표도 김 전 대사 영입을 고민했다 한미FTA 협상 관련 부분 때문에 망설였다”며 “김종인 체제 들어 당이 달라진 상징적 사건”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 대표는 그 동안 당내에서 ‘예민한 곳’으로 여기던 부분도 과감하게 건드리고 있다. 그는 지난 17일 ‘청년과 더불어 경제 아카데미’ 강연에서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양극화 현상을 지적하며 고(故)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역시 재벌 위주의 성장과 양극화를 심화했다고 비판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 등 전현직 대통령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지만 야권 내에서 ‘성역화’ 되다시피 한 두 전직 대통령의 실책을 언급한 것 자체가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대북 문제 등 현안에 대해서도 김 대표는 거침 없다. 그는 자신이 군 복무 했던 경기 파주 육군 6사단을 찾아 “우리 경제가 더 발전하면 언젠가 북한 체제가 궤멸하고 통일의 날이 올 것을 확신한다”고 했다. 또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 조치를 두고 “단순히 찬반론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라거나 “햇볕정책이 지금도 타당한지 진단해 봐야 한다”는 등 이전 당 기류와는 다른 발언을 쏟아냈다.

물론 김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연설 이후 “개성공단을 급박하게 중단할 수밖에 없었던 사유를 충분하게 설명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정부에 대한 비판 입장으로 돌아섰지만 한동안 당내에서는 당황스러워 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또 김 대표는 취임과 동시에 “친노ㆍ운동권 중심의 당 운영을 바꾸겠다”고 했는데 각종 선거기구 인선에서 친노 성향 인사 대부분을 배제한 데 이어 종북 문제로 당이 해산된 통합진보당 출신 예비후보들에 대한 검증을 강화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의 핵심 측근은 “(김 대표는) 지금껏 특정 정파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소신대로 말하고 행동했고 더민주에 와서도 마찬가지”라며 “무기력했던 더민주가 나아지려면 과거와는 다른 접근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강하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이 더 많은 지지를 얻기 위해 기존 노선을 바꿀 게 있으면 바꾸겠다”며 “이 나이(76)에 정치적 이득을 얻자고 그런 게 아니다”고 말해, 자신은 ‘임시 구원 투수’ 역할임을 강조했다.

당 안팎에서는 김 대표의 행보를 두고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더민주 한 초선 의원은 “갑작스런 방향 전환으로 지지자들을 혼란스럽게 한다”며 우려했다.

문제는 문 전 대표의 생각이다

결국 50여일 남은 선거 결과에 문 전 대표와 김 대표의 속내가 드러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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