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해외 영토 찾기, 신라는 고급화

▲ 신동빈 이부진
[김승혜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올해도 면세시장을 두고 끝나지 않은 면세점 ‘빅2 전쟁’이 예고되고 있다.

롯데와 신라는 국내 면세시장에서 '빅2'로 불린다. 면세사업 특허를 두고 두 회사가 경쟁할 때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대결구도로 읽힐 만큼, 양측의 기싸움은 팽팽하다.

실적이나 외형을 기준으로는 롯데가 신라를 크게 압도한다. 그러나 지난해 롯데는 연매출 6000억원 규모의 월드타워 면세점의 특허를 상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운영할 수 없게됐다. 반면 신라는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지난해 말 국내 최대 규모의 도심형면세점을 용산에 설립했다. 당장 국내 1, 2위라는 시장순위가 역전되기는 힘들지만 중장기적인 사업 전개 향방에 따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의 지난해 매출은 4조7390억원으로 업계 1위다. 롯데의 국내 면세시장 점유율은 51.52%로 절반 이상이다.

2위는 신라면세점이다. 지난해 신라면세점은 2조589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체 시장의 28.2%를 차지하는 수치다.

롯데와 신라는 올해도 국내면세점 시장을 두고 치열한 승부를 벌일 전망이다.

롯데의 경우 지난해 면세점 특허권을 잃은 잠실 월드타워점 매출 6112억원이 올해부터 전체 매출에서 고스란히 빠져나간다. 이렇게 되면 사실상 4조원 초반대의 매출이 예상된다.

반면 신라의 경우 기존 면세점 매출과 용산 HDC신라면세점의 매출이 합쳐질 경우 3조원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

오는 5월에는 김포국제공항 출국장면세점 특허권을 두고 격돌한다.

롯데와 신라의 경우 오는 5월12일 김포국제공항 출국장면세점 특허가 만료된다. 롯데는 잠실 월드타워점의 특허권을 잃은 만큼 김포 면세점 수성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신라의 경우도 김포 면세점이 전략적 요충지에 해당돼 반드시 수성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번 입찰은 최고가 입찰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롯데와 신라의 면세점 수성 의지가 클 수록 자칫 과열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

태국 시장에서도 롯데와 신라는 올해 진검승부를 겨룰 예정이다.

롯데는 지난해 태국정부로부터 방콕시내 면세사업권을 획득했다. 이르면 6~7월 롯데면세점이 현지기업과의 합작법인으로 오픈할 계획이다.

신라의 경우도 지난 2014년 현지 면세사업자와 손잡고 'GMS듀티프리'(GMS Duty Free)를 세운 상태다. 아직 인허가 부분이 해결되지 않았지만 올해 오픈을 목표로 푸켓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김포공항 면세점이 수익은 낮은 것은 사실"이라며 "면세 사업에 뛰어든 업체들을 비롯해 기존 사업자들이 최고가 입찰을 벌일 경우 면세점 대전이 치열해질 공산은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와 신라의 점유율이 한 번에 역전될 수는 없다"면서도 "해외 진출 등을 통해 규모를 키운 뒤 국내 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