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하리 페트
[이미영 기자]지난해 돌풍을 일으켰던 과일맛 소주의 인기가 1년도 안 돼 사그라들고 있다.

이에 업계는 탄산 소주 등을 후속 제품으로 내세우며 저도주 시장을 공략하고 있고 국내 소주 제조업체들은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해외 한인시장을 중심으로 현지인 시장까지 유통망을 키워나가겠다는 계획인데 제조업체들은 수출을 통해 수익성과 재고처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된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해 3월 롯데주류가 리큐르 제품 '순하리 처음처럼'을 출시한 뒤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과일 소주 제품들은 대형할인점에서 매출이 하락세를 걷고 있다.

A 대형할인점에 따르면 소주 전체 매출에서 과일 소주 제품의 비중은 지난해 9월 14.2%로 정점을 찍은 이후 떨어지는 추세다.

지난해 10월 비중이 9.3%로 떨어진 뒤 11~12월 6%대로 하락했다. 올해 들어서도 과일 소주의 매출 비중은 5.9%(1월), 5.1%(2월)로 내려가고 있다.

B 대형할인점에서도 과일 소주 인기가 시들해졌다.

과일 소주 제품 매출 합계는 소주 전체 매출에서 지난해 6월 15.2%, 7월 17.3%, 8월 16.8% 비중을 차지했으나 9월 13.3%로 하락했다. 이후 10월에는 12.4%,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는 비중이 11%대까지 떨어졌다.

과일맛 소주 열풍은 지난해 3월20일 롯데주류가 알코올 도수를 14도로 낮추고, 천연 유자 과즙과 유자향을 함유한 리큐르 제품 '순하리 처음처럼'을 출시하며 퍼졌다.

순하리 처음처럼이 출시 3개월 만에 1000만병이 판매될 정도로 인기를 끌자 유사 제품이 시장에 쏟아졌다.

무학의 '좋은데이 컬러시리즈', 대선주조의 '시원블루' 시리즈, 하이트진로의 '자몽에이슬' 등이 출시됐고, 롯데주류도 복숭아, 사과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했다.

업계는 젊은층과 여성에 한해 인기를 얻으면서 하락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관계자는 "젊은 층과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지만, 트렌드성이 강해 주류 제품으로 자리 잡기는 힘들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과일 소주 열풍이 1년이 안 돼 사그라들자 업체들은 탄산 소주를 후속 제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롯데주류는 지난 2월 매실주에 탄산을 첨가한 탄산 매실주 '설중매 매실소다'를 출시했다. 매실 특유의 산뜻한 맛에 톡 쏘는 탄산과 달콤함을 더했다. 알코올 도수는 4.5도다.

보해양조도 최근 탄산 소주 '부라더#소다'의 후속 신제품으로 '부라더#소다 #딸기라 알딸딸'을 선보였다. 지난해 9월 출시된 부라더#소다는 화이트 와인을 기본으로 소다향과 탄산을 더한 소주 제품이다.

하이트진로와 무학도 탄산주 출시를 저울질하고 있다. 두 기업은 "탄산주 시장 상황을 살펴보고 있으나, 출시를 확정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소주, 맥주가 이끌던 주류 시장에서 과일맛 소주가 인기를 끈 것은 소비자 욕구가 다양해졌다는 의미다. 과일맛 소주도 반짝 인기라기보다 안정기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도 주류 시장에서 다양한 취향에 맞춘 신제품들이 계속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제조업체 관계자는 "과일소주 열풍이 급격히 사라지면서 예상치 못한 제고가 쌓였는데 소주의 특성상 유통기한이 길고 단기간 소비되는 양이 많아 수출을 통해 수익성과 재고처리 효과를 모두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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