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백화점 판교점 5층에 위치한 회전목마. 백화점에서는 5만원 이상 상품을 구입한 고객을 대상으로 무료로 태워준다.
[이미영 기자]국내 유통채널의 대표주자인 백화점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백화점을 찾는 고객들이 줄면서 매출이 역주행을 하고 있는데다 온라인 마켓의 성장세에 눌려 앞으로도 뚜렷한 반등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백화점들은 위기탈출을 위해 다양한 카드를 고심하고 있지만 부진을 만회할만한 뚜렷한 돌파구를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래서일까

요즘 백화점들은 전 층에 유명 카페들을 입점시키고, 체험형 쇼핑 공간을 늘리는 등 백화점이 복합쇼핑몰 형태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는 최근 2년간 받아 든 저조한 성적표 때문이기도 하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들은 지난 2013년 29조800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지만 2014년 29조3230억원으로 매출이 감소했다. 지난해는 29조2020억원으로 줄었다.

이에 백화점업계가 꺼내든 카드는 변화다. 카페, 가상현실 체험 공간 등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늘렸다. 고객 체류 시간을 늘리고 쇼핑과 맛집탐방, 문화공연을 한 장소에서 즐기는 '몰링족'을 잡겠다는 의도다.

롯데백화점은 의류 매장이 들어선 본점 4층에 유명 빵집 '곤트란쉐리에 블랑제리'를 입점시켰다. 고객들이 쇼핑 중간에 외식과 여가생활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몰링 기능을 도입했다.

아울러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문을 연 롯데 애비뉴엘 월드타워점에는 모든 층에 카페가 입점했다.

고디바, 파티셰리 김영모, TWG TEA 등 특색 있는 카페들을 모았다.

상품에 초점을 두던 과거와 달리 고객에 중점을 두고 백화점을 변화시킨 것은 현대백화점도 마찬가지다.

현대백화점은 판교점 전층에 음식과 음료 매장을 배치했다. 명품관이 들어선 1층까지 카페를 입점시켰다.

최근 강남점을 리뉴얼한 신세계백화점은 9층 생활관에 가상현실(VR) 체험공간을 마련했다.

고객들은 이곳에서 가상현실 헤드셋 '기어 VR'을 체험할 수 있다. 단순한 상품 판매 기능을 넘어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형태로 변화를 꾀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최근 트렌드는 카페, 맛집 등 다양한 콘텐츠와의 결합으로 백화점을 여가공간으로 느낄 수 있도록 고객 편의에 중점을 맞춘 것"이라며 "고객들의 체류 시간을 늘림으로써 복합쇼핑몰의 개념으로 도약시키려는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미지도 변신 중

한편 백화점업계는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하는 공간으로서의 재탄생을 외치며 BI 디자인을 바꾸는 등 이미지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부터 신세계 고유 디자인 패턴인 'S체크'를 더 현대적이고 세련되게 개선했다. 패턴의 기본 모양은 유지했지만 색상의 변화를 줘 기존 S체크가 갈색 계열이었다면 새 S체크는 회색에 가깝다.

S체크는 쇼핑백, 포장지뿐 아니라 각종 광고, 홈페이지, 모바일앱,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사용되고 있다.

현대백화점 역시 작년 말에 계열 분리 이후 처음으로 BI를 교체했다. 정지선 회장의 뜻을 반영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하면서도 현대가(家)를 상징하는 녹색을 활용했다고 알려졌다.

과거 그린·블랙·옐로 등 3가지 색상을 사용했던 BI에서 짙은 초록색과 라일락 색을 사용해 단순하면서도 깔끔한 느낌을 준다. 또 백화점을 의미하는 'Department Store'라는 문구를 없앴다. 대신 'THE HYUNDAI(더 현대)'라는 새로운 BI가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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