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중소 건설업체들이 주택경기 침체 여파로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중소건설업체들의 경우 아파트 등 주거용 건축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다. 따라서 건설경기가 위축되면 매출이 크게 줄어드는 구조다.

특히 중소건설업체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을 경쟁력으로 내세우지만 '최저가낙찰제'에서 '종합심사낙찰제'로 바뀌면서 이같은 강점도 기대키 어렵게 됐다.

가장 큰 이유는 중소건설업체들의 규모나 계속되는 매출 감소다.

11일 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에 따르면 중소건설기업은 2013년 기준 전체 건설기업 중 약 99.2%를 차지했다.

하지만 중소건설업계의 규모는 줄어들고있다. 중소건설업체 인력은 지난 2009년 전체 건설업 종사자의 73.4%를 차지했지만 지난 2013년에는 69.1%로 줄었다.

매출액 및 부가가치생산액도 전체 건설시장 대비 각각 54.9%, 61.0%로 지난 2009년에 비해 2% 포인트 이상 감소했다.

또한 종합건설업체 시공능력평가 순위 100~1000위 중소건설기업의 공종별 실적을 분석한 결과 공종별 매출 비중은 건축이 약 60%, 토목은 약 40%다. 건축공종에서는 아파트 등 주거용 건축이 2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등 건축분야에 주력…가격경쟁력 약화

중소건설업체들의 매출이 줄어드는 것은 주택 등 건축 부문에 치중하기 때문이다. 건축 부문은 건설경기변동에 민감하다.

김영덕 건산연 연구위원은 "그동안 공공 발주 공사가 위축되자 중소건설업체들이 민간에 눈을 돌리면서 주거용 시설 등 건축에 주력하게 됐다"며 "이들 공사는 다른 공종에 비해 고난이도 기술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 도입한 '종합심사낙찰제'도 중소건설업체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중소건설업체는 그동안 낮은 입찰가격으로 경쟁력을 유지해왔지만 종합심사낙찰제로 바뀌면서 이마저도 어렵게 됐다.

김 연구위원은 "종합심사낙찰제는 가격 뿐 아니라 여러 요소를 보겠다는 것인데 사실상 중소건설업체는 시장에서 불리할 수 밖에 없다"며 "중소건설업체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신시장 개척·기술경쟁력 강화 필요

중소건설업체들은 새로운 시장이 부족하다고 하소연한다.

건산연이 지난 2015년 10월에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소건설기업의 49.5%가 새로운 시장 창출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또한 60.3%의 중소건설기업이 현재의 기업 여건상 신시장 창출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답했다.

건산연은 중소건설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으로 소규모 에너지시설과 주택가 생활공원 등 생활형 사회간접자본(SOC) 분야를 꼽았다. 그밖에도 도시재생분야와 리모델링 분야, 시설안전 및 유지보수 분야를 지목했다.

김 연구위원은 "서울시의 경우 대규모 주택 재정비 사업보다 이를 분할해서 중소규모의 주택정비사업으로 바꾸는 것도 검토할 팔요가 있다"며 "지역에서는 도시안전 및 생활과 직결되는 중소형 건설물량을 창출해 지역경제와 연계한 중소건설업 활성화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중장기적으로는 건설사 스스로 경쟁력 제고를 위한 노력도 요구된다.

그는 "더 이상 가격 경쟁력으로만 승부할 수 없다"며 "기술개발과 우수 인력 확보로 경쟁력을 키우려는 노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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