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잇몸병을 앓는 남성은 그렇지 않은 남성에 비해 발기부전 위험이 1.5배입니다.”

잇몸질환(치주질환)이 있는 남성은 성 기능에 장애가 있을 확률이 높다는 빅테이터 분석결과가 나왔다.

잇몸병으로 불리는 치주병이 발기부전, 뼈엉성증(골다공증) 등 각종 질환과 연관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치주과학회는 24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8회 잇몸의 날 행사’를 열고 ‘치주병과 생활 습관병과의 상관관계’란 논문을 통해 이런 내용을 발표했다.

잇몸에 염증이 생기면 치은염이라 부르고, 이 염증이 방치돼 치조골까지 번지면 치주염이 된다. 치주염은 흔히 '풍치'라고 불린다. 치은염과 치주염을 흔히 치주질환으로 통칭한다.

이 치주질환이 남성의 성 기능에 악영향을 끼치는 원리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치주염 때문에 혈액 속에 균이 침입하고, 이 균으로 인한 염증 매개체가 혈류에 이상을 일으켜 결국 남성의 발기력까지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가설이 학계에서 지지를 얻고 있다.

유사한 원리로 치주염 환자는 골다공증(1.21배), 협심증(1.18배), 류머티스관절염(1.17배), 당뇨(1.16배) 등을 앓을 위험이 크다고 김영택 교수는 설명했다.

김 교수는 "치주질환이 남성 성기능 장애에 미치는 영향이 크므로 치주질환을 미리 예방하면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또 "치주염과 남성 성 기능 장애의 연관성은 기존에 해외 소규모 연구에서도 언급된 적이 있지만 이번 연구는 100만 명이 넘는 대규모 인구 단위 연구라는 점,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도 이런 사실이 확인됐다는 점 등에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전문가들은 치주병이 각종 질병을 악화시키는 것을 막기 위해 의학계와 지역 사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고혈압·당뇨 등록관리자의 치주관리 필요도 측정 등 현재 일부 보건소에서 진행 중인 치주병 관리를 위한 사업이 더욱 확대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치주병 교실과 같은 지역 주민의 구강위생관리 프로그램을 늘리자고 제안했다.

한편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메디신'(Medicine)지에 게재됐다. 또 잇몸의 날(3월24일)을 맞아 대한치주과학회가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기념행사에서 발표됐다.

3월24일이 잇몸의 날로 정해진 것은 '3개월마다 잇(2)몸을 사(4)랑하자'는 뜻이 담겼다고 학회 측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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