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인수로 비은행 40% 목표 근접

▲ 윤종규 KB금융 회장
[김선숙 기자]현대증권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KB금융의 윤종규 회장이 "현대증권이 그동안 잘해왔으니 최대한 존중할 것이며 좋은 인재를 최대한 모신다는 입장"이라며 현대증권 구조조정과 관련해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윤종규 회장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금융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수합병은 결과가 안 좋은 경우도 있는만큼 중요한 것은 인수 과정을 잘 마무리하고 통합을 잘 하는 것"이라며 "현대증권을 명가로 재건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증권분야 사업구조개편은 그룹 시너지를 내는 방향으로 해야 한다. 다만 미세조정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현대그룹은 KB금융 측에 현대증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통보했다.

KB금융지주가 글로벌 종합금융그룹을 향한 꿈에 한발 다가서게 된 것.KB금융은 31일 현대증권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공시, 증권사 인수에 세번 도전한 끝에 한국금융투자지주를 제치고 대형 증권사를 품에 안았다.

KB금융 내 KB투자증권은 현대증권 인수를 통해 자기자본 3조9016억원으로, 국내 증권사 중 미래에셋대우증권, NH투자증권에 이어 3위 증권사로 거듭나게 된다.그간 KB금융은 증권사 인수를 통한 계열사 몸집 불리기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2013년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과 지난해 KDB대우증권 인수전에서 연이어 고배를 들었다. 계열사 중 은행으로 쏠린 수익 구조를 다변화해 활로를 모색해야 하는 KB금융으로써는 이번 현대증권 인수가 마지막 기회였다. 현대증권이 증권업계에 남은 마지막 대형 매물이었기 때문이다.

대우증권 인수전에서 KB금융은 2조4000억원을 써내며 과감한 배팅을 한 미래에셋에 비해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자금력이 충분하다는 시중의 평가에도 KB금융은 2조1000억원 안팎을 제시, 3년 임기의 최고경영자인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조직 장악력에 한계가 있다는 평을 받았다.

절치부심을 거듭한 KB금융은 이번에는 대우증권 인수전의 패배를 설욕하겠다는 자세로 임했다. KB금융은 애초 예상 낙찰가였던 6000억~8000억원 수준을 훨씬 웃도는 1조원 이상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은 이날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고 발표하면서 "지난 대우증권 인수 실패에 실패한 후 그룹 차원에서 인수조직을 재정비하고 치밀하게 매각 과정에 대비해 왔다"며 "이사회의 전폭적인 지원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는 윤 회장의 운신 폭이 넓어졌다는 것으로 풀이된다.KB금융 관계자는 "이사회에서는 회장님께 전폭적인 권한을 드렸다"며 "비딩(입찰)에서 박빙이었단 것은 (KB금융이 제시한 가격이) 적정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일단 대우증권은 덩치가 너무 컸으니 그런 면에서 조금 부담스러울 수 있지 않았겠느냐"라고 덧붙였다.매각 주간사인 EY한영 관계자는 "KB금융과 한국투자증권이 모두 1조원 이상을 써냈고 근소한 차이가 났다"며 "비가격 부분도 평가한 결과 거의 대동소이 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KB금융이 순유입 금액 기준으로 근소하게 앞서서 우선협상 대상자에 선정됐다"고 설명했다. 윤 회장은 "이번 인수합병(M&A)은 인내와 전략적 선택에 따른 결과"라며 "1등 금융그룹의 위상 회복이라는 임직원들의 열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KB금융은 현대증권 인수를 계기로 은행, 증권, 보험 방면에서 입지를 굳혀 1등 금융그룹의 자리를 탈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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