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社 해외투자규제 완화 검토"

 
[김선숙 기자] 차이나 머니’가 국내 금융시장의 판을 뒤흔드는 ‘게임 체인저’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동양생명 (11,750원 250 -2.1%)을 인수하면서 국내에 진출한 중국 안방보험이 이번엔 알리안츠생명을 사기로 했다. 동양생명의 주인이 된 지 불과 6개월여 만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동양생명 대주주인 중국 안방(安邦)보험은 6일 오전 독일 알리안츠그룹과 한국 법인에 대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알리안츠그룹은 지난달 JP모간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알리안츠생명을 매물로 내놨다. 당초 IBK투자증권(PE)도 알리안츠생명 인수에 관심을 보였으나 이번 SPA 계약 체결로 최종 승자는 안방보험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알리안츠그룹과 안방보험은 앞으로 구체적인 실사를 통해 가격을 결정하고 본계약을 진행하게 된다. 매매 가격은 2500억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안방보험이 실사를 마치면 8~9월 정도 인가 신청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통상 인가 신청 후 3~4개월 내에 승인 여부가 결정되는 것을 감안하면 연내 인수가 완료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현재 매각절차를 밟고 있는 ING생명, PCA생명 등 보험사 인수 후보에도 중국계 자본의 이름이 빠지지 않고 오르내린다. 보험 뿐이 아니다.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운 중국 자본은 은행, 카드, 증권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입질을 해대고 있다.

이 속도로 간다면 머지 않아 우리 금융권이 중국 자본에 좌지우지될 것이라는 공포감마저 생길 정도다.

여기에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통큰 베팅을 하는 반면, 어려워진 한국 시장에서는 가격을 후려쳐 삼키려 한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안방보험은 생명보험과 자산관리 등 종합보험과 금융 사업을 하며 중국 내에서는 5위권, 전세계 10위권 안팎의 대형 종합 보험사로 알려져 있다. 2004년 설립된 신생회사지만 인수ㆍ합병(M&A)을 통해 10여 년 만에 급성장했고, 덩샤오핑(鄧小平) 전 중국 최고지도자의 맏사위가 회장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방보험은 2014년 뉴욕 맨해튼의 최고급 호텔인 월도프아스토리아 호텔을 사들이면서 세계의 이목을 끌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4년 우리은행 경영권 입찰에 단독으로 입찰하며 처음 존재감을 드러냈다. 동양생명 인수 이후 ING생명, PCA생명, KDB생명 등 매각으로 나온 보험사들의 인수 후보에도 빠짐없이 이름을 올렸다.

심지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안방보험 우샤오후이 회장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삼성카드 매각설에도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보험사 뿐 아니라 카드사 등 금융 전 업종을 M&A 사정권에 넣어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국내社 해외투자규제 완화 검토

안방보험이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잇따른 인수합병(M&A)에 나서면서 보험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특히 생보업계는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에 따른 자본확충 부담으로 매물이 계속 쏟아지고 있어 우량 보험사들이 중국 자본에 다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마땅한 인수자를 찾지 못해 혼란이 장기화 되는 것 보다는 자금력을 갖춘 곳에서 인수하는 것이 업계 입장에서는 긍정적"이라며 "다만 중국은 한국 자본이 중국 금융회사를 인수하지 못하게 하는데 우리만 열어 주는 상황이 계속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안방보험 등 중국 보험사의 적극적인 행보와 달리 자본력을 갖춘 국내 보험사는 인수 의사가 있어도 투자한도 규제로 해외 진출에 발이 묶여 있어 역차별 논란도 나온다. 국내 보험사는 신규 지분 취득시 보험업법상 투자한도 규제를 받고 있다. 대부분의 보험사가 자기자본이 아닌 자산규모로 투자한도 제한을 받아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크게 떨어진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국내 보험사들이 해외로 나가 투자할 때도 투자한도 규제를 받고 있는데 이를 풀어주려면 법을 개정해야 한다"며 "이와 관련한 내용을 검토하기 위해 조만간 용역을 맡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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