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숙 기자]중국 안방보험그룹이 알리안츠생명을 불과 300만달러(34억5600만원)에 인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한국에서는 매각 가격이 2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상은 이에 훨씬 못 미치는 충격적인 가격이다.

중국 안방(安邦)보험그룹은 6일 중국 SNS인 '웨이신(wechat)'을 통해 "한국알리안츠생명을 300만달러(약 35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알리안츠생명은 자본 잠식 상태인 데다 영업망이나 조직 문화 등이 무너져 회사가 완전히 망가진 상태여서 매각 가격이 크게 낮아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안방보험은 알리안츠생명을 35억원에 인수하긴 하지만 인수와 동시에 자본 잠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8000만달러(약 930억원)를 투입해야 해 사실상 1000억원 정도를 들여야 하는 상황이다. 알리안츠생명은 수년간 적자 상태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고, 지난해에는 87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안방보험은 지난해 9월 동양생명을 1조13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보험업계는 최근 자본잠식 위기에 처한 알리안츠생명이 사실상 헐값에 회사를 넘기고 한국 시장을 떠나는 것으로 이번 거래를 평가하고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알리안츠생명은 지난해 87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데다 영업망도 많이 무너진 상태였다"고 밝혔다.

기대 이상의 협상 결과를 이끌어낸 안방보험은 반색하고 있다.

야오따펑 안방보험 아태지역 이사장은 중국 종합일간지 '신경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거래에 흥분을 감출 수 없다"며 "한국 알리안츠생명 인수는 우리의 글로벌 가치 투자 전략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막시밀리언 짐머러 알리안츠그룹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괄 보드멤버는 "안방보험이 한국 알리안츠를 보다 강력하고 성공적인 기업으로 발전시킬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알리안츠그룹은 지난 1999년 제일생명을 4000억원대에 인수하며 국내에 진출했다.

세계 1위 보험그룹이라는 명성을 등에 업고 다양한 영업 전략을 선보였지만 저금리,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 등 급변하는 시장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17년 만에 한국을 떠나게 됐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