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호 기자]노태우 전(前) 대통령의 장남 재헌(51)씨가 조세도피처에 세운 페이퍼 컴퍼니 7곳이 추가로 드러났다.

앞서 공개된 노씨의 페이퍼 컴퍼니와 같이, 이번에 밝혀진 곳들 가운데 일부도 모바일 광고·게임 업체 인크로스의 해외 계열사와 연관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SKT벤처펀드의 운용을 맡고 있는 대표가 복잡한 페이퍼 컴퍼니 지배구조에 깊게 관여하고 있고, 인크로스의 지분 일부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하기는 했지만 전혀 사용하지 않고 친구와 지인에게 넘겼다는 노재헌 씨의 해명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추가로 발견된 노재헌 씨의 홍콩 페이퍼 컴퍼니들은 인크로스나 SK와도 직, 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노재헌, 인크로스, SK가 홍콩과 BVI 페이퍼 컴퍼니들을 통해 의문의 삼각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뉴스타파는 8일 “노씨의 기존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함께 확인한 3곳 이외에 노씨의 페이퍼 컴퍼니 7곳을 홍콩에서 추가로 발견했다”고 밝혔다.

앞서 뉴스타파는 지난 4일 파나마 로펌 '모색 폰세카(Mossak Fonseca)'의 내부 유출 자료를 분석, 노씨가 버진아일랜드에 '원아시아 인터내셔널'(One Asia International), 'GCI 아시아'(GCI Asia), '럭세스 인터내셔널'(Luxes International) 등 페이퍼컴퍼니 3곳을 설립한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이날 새로 공개된 페이퍼컴퍼니는 ▲'글로벌 아이 컨설레이팅'(Global i Consulating) ▲'샤인 챈스'(Shine Chance) ▲'럭스 라이프'(Luxe Life)▲'이노 팩트'(Inno Pact) ▲'인크로스 홍콩'(Incross Hongkong) ▲'원아시아 씨앤엘'(One Asia C&L) ▲'K 엔터테인먼트'(K-Entertainment) 등이다.

이에 따라 노씨와 연관된 페이퍼컴퍼니는 10곳으로 늘어났다.

뉴스타파 취재 결과 노씨는 노재헌 씨는 2012년 5월 18일 버진아일랜드의 페이퍼 컴퍼니 3곳을 만들고, 일주일 뒤인 5월 25일 럭스 라이프와 이노 팩트 등 2개 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씨가 설립한 GCI 아시아가 또 다른 페이퍼 컴퍼니인 럭세스 인터내셔널을 소유하고, 다시 럭세스 인터내셔널이 럭스 라이프와 이노 팩트를 소유하는 구조다.

이후 노씨가 설립한 회사들은 의문의 인물인 김정환씨를 통해 복잡한 지분 이동을 거친다.

럭스라이프의 주식은 2014년 2월20일 인크로스 인터내셔널로, 이노팩트의 주식은 2013년 6월 3일 인크로스 홍콩으로 넘어간다.

인크로스 홍콩은 노씨로부터 럭스인터내셔널의 이사 자리를 물려받은 김정환씨가 2013년 5월27일 설립한 회사다.

뉴스타파는 "결국 노재헌 씨가 어떤 계좌나 자산을 비밀리에 인크로스쪽에 넘기기 위해 복잡한 지배 구조를 만든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라고 지적했다.

SK텔레콤의 벤처펀드 CVC의 운용을 담당하는 중국인 첸카이(Chen Kai)가 노씨 김씨와 함께 연관된 페이퍼컴퍼니도 발견됐다.

노씨와 첸카이는 페이퍼컴퍼니 원아시아 씨앤엘의 지분을 9대 1로 나눠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노씨는 이 회사의 이사직을 김씨에게 넘겼다. 첸카이는 인크로스 홍콩의 자회사인 인크로스 인터내셔널 지분도 1%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K 측은 "노씨와 첸카이가 스탠포드 동문으로 개인적인 친분이 있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회사와는 무관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뉴스타파는 "둘의 나이 차이가 9살이나 나는데다 단순한 친구 관계라고 보기에는 사업상 얽힌 부분이 너무 많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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