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포 주공2단지 조감도
[김홍배 기자]“개포지구 재건축 아파트값이 한 달 새 최고 1억원 가까이 오르니까 집주인이 갑자기 아파트값을 3000만원 올려서 오늘 하려던 계약이 깨졌습니다. 재건축 단지 조합원들도 일반 분양하면 웃돈(프리미엄)이 붙을 것이라는 생각에 기존에 내놨던 매물을 거둬들이겠다는 전화도 부쩍 늘었습니다.”

서울 개포동 G공인중개업소 관계자의 말처럼 개포지구에서 촉발된 재건축 훈풍이 인근 지역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지난달 강남구 개포지구에서 일반분양 첫 주자로 나선 ‘래미안 블레스티지’(옛 개포주공2단지) 아파트가 3.3㎡당 4000만원을 웃도는 분양가에도 수십 대 일의 경쟁률로 청약을 마치면서 인근 지역 재건축 아파트값까지 덩달아 뛰고 있다.

강남 입성을 노리는 수요에 비해 신규 아파트 공급이 여전히 부족한 상황에서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강남지역 재건축 아파트를 제외하고는 큰 변화가 없어 서울지역 전체의 주택 가격 오름세로 이어지기 힘들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이렇듯 서울 강남구 개포 주공2단지를 재건축한 '래미안 블래스티지'에 힘입어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값이 오르고 있지만 실제 거래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로 평가된다.

단기간에 5000만원 이상 호가가 오르면서 시장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랐지만 단기 급등으로 실제 거래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 부동산 규제와 금리 상승 가능성 등으로 아파트 값이 전국적으로 들썩거리기는 어려운 것으로 지적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개포주공 1단지의 소형 36㎡는 현재 7억6000만~7억7000만원으로 사상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이달 초 개포 주공2단지를 재건축 하는 래미안 블레스티지의 분양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불과 한 달 만에 1억원이나 급등한 것이다. 1단지도 사업승인 신청 단계에 있고 조만간 승인이 나면 내년에는 이주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투자 수요가 몰렸다.

이처럼 개포 재건축 단지의 아파트 값 급등이 잠실, 서초, 잠원, 송파 등 인근 강남 지역이나 강북으로까지 확산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이번 개포 재건축 단지 매매값 상승이 실제 거래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부동산시장 호황 국면에서도 재건축이 집값을 끌어올리는 호재로 작용하기도 했지만 단기간 효과를 발휘했을 뿐 실제 거래로 이어지지 않는 사례도 있었기 때문이다.

권일 부동산 인포 리서치 팀장은 "개포 2단지의 분양 성공으로 1단지의 가격이 올랐지만 강남의 다른 지역이 전체적으로 다 오르는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대치동이나 일부 지역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겠지만 강북이나 전국으로 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5월에 한신 5차가 나오고 강동의 고덕에서도 삼성물산이 분양을 하면서 이 지역도 분양에 성공하게 되면 서초, 잠원, 반포, 강동 등의 지역도 비슷한 분위기를 탈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아직까지는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한다"고 덧붙였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수석부동산전문위원도 "개포 2단지의 성공으로 주변 단지 아파트 가격이 5000만원 정도 올랐지만 추가 매수로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박 위원은 "분양 성공으로 기대감이 상승했으나 정작 강한 매수세는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며 "적당한 선에서 가격이 올라야 거래가 되는데 단기간에 급등하자 소비자 입장에서는 부담이 커져 매수에 가세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개포발(發) 집값 상승이 전국의 아파트값 상승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은 것으로 전망했다. 강남의 경우에는 올해 재건축으로 2만여 가구가 이주를 하면서 전셋값이 올라 매매가를 자극할 수는 있지만 분양 물량이 늘어나는 곳에서는 오히려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경기 전망 자체가 불투명하고 5월부터 지방도 부동산 대출 규제가 이어지면서 전국에서 매매가격이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연초 전망처럼 아파트값 역시 지역별로 차별화가 나타날 것이고,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태욱 하나은행 부동산 팀장은 “연초 주춤했던 주택시장이 재건축 일반분양에 대한 수요자들의 열기가 확인되면서 상승세로 돌아섰다”며 “강남지역에 공급하는 물량이 재건축으로 한정돼 있는데다 가구 수도 많지 않아 이 같은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강남 재건축 일반 분양이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기존 아파트 단지는 영향을 받지 않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서울 전지역으로 열기가 확산될 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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