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치러진 20대 총선 출구조사 결과 여소야대(與小野大)가 예상되는 가운데 주식시장을 포함한 국내 산업계에 새로운 활력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1980년 이후 치러진 9차례의 총선 후 주식시장 흐름을 분석한 결과 총선 5일 이후 주가가 올랐던 경우는 5번이었고, 떨어졌던 경우는 4번이었다. 9차례 주가는 평균 0.7% 상승했다.

하지만 총선 다음날 주가는 평균 1.2% 하락했고, 총선 10일 이후 주가도 평균 0.7% 하락했다.

단순히 이 수치만 놓고 보면 총선 이후 주가 흐름은 대체로 좋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급격한 경기하강을 경험했던 2000년 정보통신(IT) 버블 때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총선을 빼고 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2000년 총선 이후 코스피는 10일 동안 주가가 13.6% 떨어졌다.

실제로 2000년과 20008년 총선을 제외한 나머지 7번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를 놓고 보면 증시 흐름은 나쁘지 않았다. 5일 이후 평균 주가는 1.6% 상승했고, 10일 이후 평균 주가는 0.7% 상승했다.

이는 국가의 거대 이벤트인 총선 자체의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렇다면 올해 총선 이후 국내 주식시장은 어떤 움직임을 보일까.

김연우 한양증권 연구원은 “총선에서 기존 예상과 달리 야당이 선전했다면 박근혜 정부에 대한 실망과 새로운 변화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한 것으로 본다”며 “특히 각당의 뚜렷한 대선 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이번 총선을 통해 가이드 라인이 정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의 정책의 방향과 속도는 야당의 입김이 작용할 여지가 있다”며 “아울러 견제할 수 있는 상황이 된다면 국내 산업 전반에 걸쳐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총선 전 주식시장에서 나타난 총선 테마주 주가도 단기적으로 변동 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년 예년처럼 총선이 불확실성 해소 요인으로 작용할 지 아니면 글로벌 경기위기에 대한 우려가 반영돼 2000년이나 2008년 때 처럼 충격을 받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키움증권 홍춘욱 연구원은 "아직은 경착륙 가능성을 시사하는 징후를 찾을 수 없다"면서도 "가장 대표적인 경기 예측지표인 장단기 금리차는 최근 축소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1% 포인트 수준의 플러스권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물론 글로벌 경기가 급격히 악화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주요 경기 예측지표가 악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하강을 섣불리 예견할 필요도 없다고 본다. 올해 4월 총선은 위기가 없었던 해의 총선처럼 불확실성 해소의 긍정적 영향을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다만 글로벌 경기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총선 이후 해외에서 중요한 경제지표 발표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향후 방향성을 결정할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4일에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되고, 이날부터 15일까지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도 열린다. 중국에서는 15일 국내총생산(GDP), 산업생산 지표가 공개된다.

신한금융투자 소재용·김두언 연구원은 "이번주 G2의 비교적 무게감 있는 경제지표들이 발표된다"며 "FRB의 통화정책 스탠스가 완화적인 분위기로 기울어졌다고 하지만 미국은 인플레이션을, 중국은 디플레이션을 내심 걱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G2 물가에 대한 관심이 앞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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