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숙 기자]20대 총선에서 경제관료, 경제학자 출신이 대거 국회에 입성했다.

경제가 주요 이슈로 떠오른 이번 총선에서 경제통임을 내세운 경제관료·금융인 출신 인사들의 운명은 엇갈렸다.

전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인 김진표(69) 더불어민주당 후보,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인 추경호(56) 새누리당 후보는 여유롭게 20대 국회에 입성했지만 대통령 비서실장 출신인 무소속 임태희(60) 후보는 낙마했다.

내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서 경제공약의 밑그림을 그릴 인물들이라는 점에서 벌써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경제심판론이 이번 총선에서 표심으로 확인되면서 내년 대선의 최대 화두도 역시 경제가 될 것이 확실시된다. 이에 따라 여야 경제전문가들의 어젠다 선점 및 기싸움도 앞으로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새누리당에서는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4선으로 국회에 또 다시 입성했다. 대표적인 친박 의원인 최 의원은 차기 당권 주자로까지 거론되고 있다. 최 의원은 지난 2014년 7월부터 지난 1월까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초이노믹스'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낼 정도로 공격적인 확장 정책을 펼쳤다.

하지만 경제성장률이 지난 2013년 이후 2년 만에 다시 2%대로 추락할 위기에 처했고, 수출 실적이 11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실물 경기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다.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도 국회에 입성, 새누리당의 새로운 '경제통'으로 주목받고 있다. 추 전 실장은 계성고와 고려대를 졸업하고 경제기획원, 기획재정부, 금융위를 거친 '정통 경제 관료'로 불린다.

이혜훈 전 최고위원도 새누리당의 오랜 경제통이다. 19대 총선에서 불출마를 했다가 이번 총선 서초갑에서 당선,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마산 제일여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UCLA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땄다.

부산 기장군에서 당선된 윤상직 전 산업통상부장관도 실물 경제 전문가로 꼽힌다. 윤 전 장관은 경산출신으로, 부산에서 초·중·고를 졸업해 부산 기장에서 출마, 당선됐다. 지식경제부 제1차관과 대통령실 지식경제비서관을 역임한 바 있다.

3선 고지에 오른 이종구 당선인도 20대 국회에서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강남갑 지역에서 현역 김성곤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된 이 후보는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 국장, 금융감독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지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경제민주화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비례대표 후보 2번을 받고 국회에 입성할 전망이다.

학계 출신 인사로 최운열 서강대 교수도 비례대표 4번을 받아 더불어 민주당 정책을 담당할 인물로 꼽힌다. 서 교수는 코스닥위원회 초대 위원장,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등을 역임했다.

노무현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를 지낸 김진표 당선자도 4선 고지에 올라 국회에 입성했다. 김 당선자는 2014년 6·4 지방선거 때 경기도지사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내려놨지만 낙선했었다. 2년만에 다시 의원으로 돌아온 것이다.

최운열 전 금융통화위원과 제윤경 에듀머니 대표도 각각 비례4번과 9번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최 당선인은 코스닥 초대 위원장과 한국증권연구원장을 지낸 금융전문가다. 제 당선인은 주빌리은행 대표로 활동하면서 서민금융 전문가로 불렸다.

기업인으로는 게임업체 웹젠 의장인 김병관 당선인이 대표적이다. 김 당선은 1996년 넥슨 인터넷개발팀장으로 게임업계에 처음 입문했다. 이후 NHN한게임 게임사업부문장, NHN게임스 대표이사, 웹젠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국민의당에선 기획예산처 장관을 역임한 장병완 당선자도 3선으로 국회에 입성, 당의 경제 정책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 관악구갑 지역에서 유기홍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앞서 당선된 김성식 당선자도 국민의당에서 활약할 핵심 경제통으로 꼽힌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김 의원은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 의원 시절 정책위 부의장을 맡은 바 있다. 18대 국회 때 한나라당의 전면적인 쇄신을 요구하며 탈당해 2012년 19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낙선했다.

국민의당 비례대표 중에선 6번을 받은 채이배 전 경제개혁연구위원이 당 경제통으로 주목받고 있다. 회계사 출신의 채 전 위원은 재벌개혁 분야에 전문가로 꼽힌다.

한편 19대 국회에서 여야 경제통으로 활약했던 새누리당 나성린 의원, 더불어민주당 이용섭 의원은 낙선했다. 금융감독원장을 지낸 권혁세 새누리당 후보도 국회 진입에 실패했다. 재정경제부 출신의 세제·금융 전문가인 권 후보는 진박(眞朴) 후보로 주목 받았지만 고배를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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