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숙 기자]기업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외환위기 이후 최대 규모로 기업 신용등급이 강등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량 회사채로 분류되는 AAA등급과 A등급마저 신용등급을 유지하기 어려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신용등급이 하락한 업체 수는 159곳으로 지난 1998년 171곳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지난해 신용등급이 오른 기업은 26곳에 그쳤다.

이는 금감원이 나이스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등 신용평가사의 지난해 평가 실적을 분석한 결과다.

가장 높은 신용등급인 AAA등급 회사채의 지난해 연초 대비 등급 유지율은 90.4%로 전년 96.8%보다 6.8%포인트 하락했다.

또 우량 회사채에 속하는 A등급을 유지했던 비율도 전년 85.6%에서 지난해 78.1%로 떨어졌다. 이는 A등급 회사채 열의 여덟 곳만이 기존의 우량 등급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기업 신용등급 하락 추세는 지난 2010년 이후 눈에 띄게 가파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연초 대비 신용등급 변동 성향은 마이너스 11.6%로, 전년 마이너스 7.7% 대비 크게 늘었다.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기업이 늘고, 회사채 시장이 경색되면서 신평사가 보유한 무보증회사채 신용등급 업체 수도 1114곳으로 전년 대비 3.0% 감소했다.

등급 보유업체 가운데 투자등급인 AAA~BBB등급 비중이 89.9%로 전년 대비 1.8%포인트 늘었지만, 이는 저신용 기업의 신규 발행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지난해 워크아웃과 채무조정 등을 포함한 부도 업체는 13곳, 연간 부도율은 전년 대비 0.52%포인트 오른 1.76%를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 기업 회생과 파산 절차 등만을 반영했을 때, 투자등급에서는 부도가 없었고, 이외 투기등급에서만 10건의 부도가 발생했다고 금감원은 전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여러 사정을 감안해보면 올해 신용전망이 밝다고 보긴 어렵다"며 "부도 상황에 가까워질수록 등급 하향 조정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진행되는 경향을 보인다"고 했다.

한편 지난해 대형 3사와 서울신용평가를 포함한 신평사 4곳의 신용평가부문 매출액은 829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시장 점유율은 ▲나이스신평 35.4% ▲한신평 32.7% ▲한기평 31.6%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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