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주의 당선자들이 어느 상임위 가나 촉각

 
[이미영 기자]19대 국회를 쥐락펴락했던 '경제통' 들이 떠나고, 20대 국회에는 새로운 인물들이 대거 입성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교사로 유명한 강석훈 의원은 20대 국회 입성에 실패했다. 당과 정부의 경제정책 가교 역할을 했던 강 의원은 박성중 전 서초구청장과 경선에서 패해서 20대 입성에 실패했다.

재계 입장에서 새누리당 정우택·이종구·이혜훈<사진>·김광림·추경호 , 더불어민주당 박영선·김진표·최운열, 국민의당 김성식·채이배 당선인 등은 재계에서 대표적으로 신경써야 할 요주의 인사들로 꼽힌다. 이들은 경제관료 출신이거나 그간 경제관련 부처나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을 향해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던 정치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중에서도 재계에서는 새누리당 이혜훈 김광림, 더민주 최운열, 국민의당 김성식 채이배 당선자를 더욱 주목하고 있다. 이른바 경계인물 5인방인 셈이다. 정부 관련부처나 재계를 향해 훈수하는 차원을 넘어 따끔한 회초리를 들 수 있는 인사들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으로 야당의 입김이 더욱 거세졌기에 기업들은 벌써부터 이들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저 이들이 경제 관련 상임위만 피해갔으면 하고 바라고 있다. 아무래도 정무위원회나 기획재정위원회 등에 이들이 배치되면 기업 구조조정 등 당면한 현안부터 '칼질'에 나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서울 서초갑에 당선된 새누리당 이혜훈 의원은 '여당 경제통'이다. 경제학자 출신으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대위 대표의 대표 브랜드인 '경제 민주화'를 지지하고 있다. 정부 여당은 물론 기업을 상대로 한 거침없는 발언으로 유명하다.

이 의원은 17대 국회에서는 재정경제위원회에서 활동했고, 재경·정무·예결 부문을 담당하는 당 제3정책 조정위원장을 지낸 바 있다. 18대 때는 기재위 여당 간사를 맡기도 했다. 이번에도 경제 관련 상임위에 배속될 가능성이 크다. 여당발 경제민주화의 선봉에 설 가능성이 크다.

3선에 성공한 같은 당 김광림 의원은 과거 경제기획원·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등에서 예산정책 등을 총괄한 관료 출신이다. 재정경제부 차관을 지낸 바 있다. 그는 국회 기재위에서만 8년간 몸담았고, 여당 내 차기 기재위원장 후보로 꼽히고 있다. 관료 출신이긴 하지만 여소야대 란 점을 감안하면 더이상 정부 편을 들기 어렵다. 경우에 따라 엄격한 시어머니 역할에 주력할 수 있다.

더민주에는 김종인 비대위 대표의 복심이자 '경제브레인'으로 평가받는 최운열 비례대표 당선인이 있다. 그는 이론과 실물을 겸비한 금융통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 경제상황실장을 맡아 당의 경제정책을 총괄했다.

최 당선인은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코스닥위원장과 한국증권연구원장,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을 역임했다. 물론 반기업 정서와는 거리감이 있지만 정부 부처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매섭게 훈수를 둘 게 분명해 보인다.

국민의당에서는 김성식(서울 관악갑) 당선인이 주목된다. 그는 한나라당 시절 경제와 예산 관련 7개 국회 상임위를 관장하는 당 제2정책조정위원장에 오르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18대 기획재정위에서 활동할 때는 '여당 내 야당' 소리를 들었다. 기재부 공무원들이 떨고 있는 이유다.

같은 당 채이배 비례대표 당선인의 움직임은 더욱 예사롭지 않다. 당의 공정경제위원장을 지내고 있는 그는 공인회계사 출신으로 20여년 간 시민단체에서 대기업 지배구조 개혁 운동에 전념했다.

채 당선인은 특히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에 관한 연구를 집중 연구했다. '재벌 저격수'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재계에서는 그의 당선에 긴장하고 있다. 아마도 재계에서는 채 당선인이 기업과 관련성이 적은 곳으로 가주기를 가장 간절히 바라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들 외에 주목받는 인사로 새누리당 이종구 당선인이 있다. 그는 조금 다른 각도에서 주목 받는다. 이 당선인은 17~18대 의원을 지내다 이번에 다시 배지를 달았는데, 그는 현역 의원 시절 대한생명(현 한화생명) 매각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어 '한화 저격수'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20대 국회에도 이 문제를 그냥 지나칠 리가 없다. 한화그룹의 한숨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