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남양주시 다산진건지구에 공급되는 최대 민간아파트 단지 ‘힐스테이트 진건’ 투시도
[김홍배 기자]‘5월에는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가 27곳이나 쏟아진다’

연초 부동산 시장이 침체될지 모른다는 우려에다 4.13 총선 탓에 숨고르기를 하던 건설사들이 오는 5월 본격 분양전에 나서면서 무려 7만 가구가 넘는 역대 최대 물량이 한달 안에 쏟아질 전망이다.

특히 5월에는 재개발·재건축 아파트 분양 물량이 많다. 전월 대비 133.6%(3646가구) 증가한 6375가구가 분양에 들어갈 예정이다. 서울의 경우 재개발·재건축 사업장만 분양한다.

최근 강남 재건축 뿐 아니라 부산 등 일부 지방을 중심으로 청약경쟁률이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자신감을 얻은 건설사들이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대거 분양물량을 풀어내는 것이다.

2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5월 분양 예정인 아파트는 전국 7만4895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청약 광풍’이란 말이 돌 정도로 시장이 과열 조짐이었던 지난해 5월 5만5358가구보다 35.3%나 많은 것으로, 5월 분양 물량만 보면 2010년 이후 역대 최대치다.

바로 전달인 4월 4만735가구와 비교하면 무려 83.9%나 더 많다.

전체 월간 분양물량으로 범위를 넓혀봐도 5월 분양 규모는 돋보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005년 이후 월간 분양 물량이 가장 많았던 지난해 10월 8만4412가구에 이은 역대 두번째 기록이다.

분양대란을 이끄는 곳은 수도권이다. 전체 물량의 70%인 5만2603가구가 서울과 경기·인천에서 쏟아져 나온다. 특히 서울은 개포동과 길음뉴타운 등 알짜 지역에서 브랜드 아파트 분양이 잇따른다. 경기지역에서는 최근 ‘삼성효과’로 시장이 후끈 달아오른 평택과 남양주, 동탄2신도시 등에 분양이 집중될 예정이다.

지방도 최근 1순위에만 평균 85대1에 달하는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가 나올만큼 열기가 뜨거운 부산을 시작으로 김해와 청주, 세종시에서 잇따라 물량이 쏟아진다.

건설사들이 이처럼 분양물량을 대거 푸는데에는 연초 잠시 주춤했던 부동산 시장이 최근 호조세를 보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부동산 시장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서울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 22일 기준으로 전주보다 0.33% 뛰었다. 개포동을 중심으로 한 강남구가 0.18% 오른 가운데 강동(0.4%)과 서초(0.12%), 송파(1.33%) 등 인근지역으로도 오름세가 확산되 분위기가 괜찮다. 서울 전체 아파트 매매값도 같은 기간 0.09% 올라 상승세를 유지했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5월에는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가 27곳이나 분양시장에 나온다. 일반적으로 1000가구 규모 단지는 쇼핑편의시설과 교통시설, 학교 등 각종 생활 기반시설이 늘어나는 인구에 맞춰 함께 들어서 실수요자들 선호도가 높다. 소규모 단지보다 공용관리비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도 장점이다.

물량이 많은 만큼 지역을 대표할 랜드마크급 단지도 쏟아진다.

서울에서는 우선 롯데건설이 서울 성북구 길음3 재정비촉진구역을 재건축하는 ‘길음 뉴타운 롯데캐슬 골든힐스’가 주목된다. 성북구에서 첫선을 보이는 ‘롯데캐슬’ 브랜드로 연말께 개통하는 경전철 우이신설선 정릉삼거리역(가칭)이 가까운 역세권 단지다. 단지 바로 옆 길원초를 포함해 북악중과 영훈국제중, 대일외고 등이 가까운 ‘교육특구’이기도 하다.

강남 부동산시장에서 가장 큰 관심지역인 개포지구에서는 삼성물산이 일원현대를 재건축하는 ‘래미안 루체하임’이 나온다. 도보 10분 내외에 3호선 대청역과 분당선 대모산입구역이 있는 더블역세권이다. 단지 인근 일원초, 중동중을 비롯해 자사고인 중동고 등 우수 학군이 있고 대치동 학원가도 가깝다.

올해 SRT지제역이 개통하고 주한 미군기지 이전과 고덕국제신도시 개발, 삼성전자 산업단지 개발 등 호재가 잇따르는 평택에서는 무려 3000가구가 넘는 초대형 단지가 나온다. 효성이 평택 소사 2지구 A1·2블록에 분양하는 ‘평택 효성해링턴 플레이스’가 그 주인공이다. 총 3240가구 규모로 비전동 중심가와 소사벌지구와 가깝다.

SRT호재를 누릴 수 있는 단지는 동탄2신도시에도 있다. 포스코건설이 짓는 ‘동탄역 더샵 센트럴시티 2차’는 SRT동탄역과 1.2㎞ 떨어져 있고 공공·민간 복합문화시설이 들어서는 문화디자인밸리에 위치한 교통·문화 중심 아파트다. 동탄2신도시에서 3년만에 나오는 더샵 브랜드 단지로 745가구 규모다.

수원에서는 한양이 호매실택지지구 C-3블록에 1394가구 규모 ‘한양수자인 호매실’을 분양한다. 인근에 호매실IC가 있어 과천∼봉담간고속화도로를 통해 강남까지 30분대에 도착할 수 있다. 수원~광명 고속화도로를 이용하면 광명 소하까지 20분대에 닿아 KTX광명역을 이용하기도 쉽다.

지방에서는 대우건설이 청주 대표 산업단지인 테크노폴리스에 짓는 1034가구 규모 ‘청주 테크노폴리스 푸르지오’가 눈길을 끈다.

총 3254가구 규모로 형성되는 산단 내 주거타운 가운데 최대 규모 브랜드 아파트이다.

역대급 물량이 나오는 만큼 수요자들 발길을 잡기 위한 건설사들 분양 전쟁은 그 어느때보다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미 주요 건설사들은 견본주택을 열기도 전에 홍보관을 오픈하고 각종 이벤트를 통해 수요자들 시선끌기에 주력중이다.

이미윤 부동산114 연구원은 “올해 분양물량은 작년보다 적긴 해도 연간 규모는 두번째로 많은 39만 가구에 달할 전망”이라며 “공급과잉 우려도 고개를 드는 만큼 분양권 단기 투자보다는 장기 거주를 위한 실수요 목적에 맞춰 주변 시세와 꼼꼼히 비교해 청약하는 ‘옥석가리기’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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