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혜 기자]국내 여성 유방암 환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연구진이 주도한 다국적 연구팀이 유방암 환자들의 유전자 정보들을 분석, 공개했다.

국내 연구진이 분석한 세계 최대 규모의 유방암 환자 전장유전체(全長遺傳體·전체 유전자 염기서열) 결과가 네이처지(紙)에 발표된다.

전장유전체는 하나의 세포에 존재하는 DNA 전체를 의미하며 한 개체의 DNA는 기본적으로 세포마다 모두 동일하다. 인간의 전장유전체는 약 30억개의 DNA 문자(nucleotide)로 이뤄져 있으며 발암물질, 자외선, 흡연, 우연 등으로 변이가 생겨 누적될 경우 암이 발병할 수 있다.

유방암의 발현 방식 등을 연구할 방대한 기초자료를 만들어낸 것으로, 향후 전세계적으로 유방암 치료제 개발과 항암제의 반응성 예측 등 맞춤형 암치료 기술을 개발하는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복지부는 한양대 의대 공구 교수팀이 주도적으로 참여한 다국적 연구팀이 역대 최대규모인 560명의 전장유전체를 분석해 3일 네이처 온라인판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전장유전체는 세포에 존재하는 DNA 전체의 염기서열을 뜻한다. 암환자의 유방암 조직과 정상 조직에서 전장유전체를 해독해 어떤 유전변이들이 암 발병에 기여하는지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복지부 지원(2011~2012년 66억원)을 받은 공 교수팀과 영국 생어연구소 스트래톤 박사팀이 주도했으며 이외에도 미국, 호주, 싱가포르,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 12개국 48개 연구팀이 참여했다.

암은 발암물질, 자외선, 흡연 혹은 우연 등으로 인한 유전변이가 누적되면서 유전체(Genom)에 변화가 생겨 발생한다. 유전체 변화로 인해 정상적인 세포주기를 벗어나 무한히 증식하면 암이 생긴다. 암 치료에는 암 환자의 유전체 변화 등을 담은 분석 자료가 활용된다.

다국적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유방암 발생과 관련된 주요 유전자 93개를 확인했고 암을 유발하는 1천628개의 유전적 변이를 밝혀냈다. 93개의 주요 유전자 중에서는 특히 10개의 유전자에 유전적 변이의 62%가량이 집중되고 있었다.

유전적 변이 중에서는 12개의 '치환변이'를 찾아냈다. 치환변이는 DNA를 구성하는 염기 4개 가운데 하나가 다른 염기로 치환되는 변이를 뜻하는데, 이 중 일부는 암의 발병에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유전적 변이 발생시 원상복구하는 기능인 DNA 수복기전과 관련한 유전자, 바이러스 감염을 억제하는 효소인 'APOBEC 탈아민화효소'의 유전자 변이가 유방암 특유의 유전적 변이를 만드는데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공구 교수는 "다양한 종류의 유방암에 대한 발암 기전과 치료 기술을 연구하는 데 기초자료로 활용되어 정밀의료를 실현하는데 활용가치가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공 교수팀은 난치성 유방암에 대한 동서양 유전체 및 발암기전 차이를 규명하기 위한 연구를 추가로 진행 중이다.

복지부는 "이번 연구가 국내외 암 연구자들에게 활용가치가 매우 높은 유방암 유발 유전자 변이 지도를 제공하고 맞춤형 암치료 기술개발을 촉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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