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일보 기자]“달라졌다기보다는 마음가짐에서는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바둑을 둘 때의 자세나 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목표의식 같은 게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전에는 좀 목표를 좀 상실한 부분이 좀 있었는데요. 지금은 좀 그런 것들이 목표의식이 확실히 생겼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좀 도움이 되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이어 그는 “바둑에 있어서 감각을 좀 감각적으로 많이 뒀는데...감각을 너무 믿어서는 안 되겠구나. 그러니까 예전에 백이라고 치면 지금은 한 70 정도 신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세돌 9단<사진>이 알파고와의 대국 이후에 첫 타이틀을 따내면서 밝힌 대국 소감이다.

10일 경기도 광주 곤지암리조트에서 벌어진 제17회 맥심배 입신최강전 결승 3번기 2국서 이 9단은 원성진(31) 9단을 207수 만에 흑 불계로 제압, 2대0 무결점 완봉 우승을 장식했다.

이날 승리로 알파고와의 ‘세기의 대결’ 이후 이세돌의 연승 숫자는 7로 늘어났다. 흑 차례인 이 9단은 착실한 실리 전법으로 출발, 상변에 침투해온 백군을 적절히 공격한 끝에 낙승했다.

이로써 이 9단의 통산 타이틀 수는 48개(세계 기전 18개 포함)로, 9단들만의 대결장인 맥심배 우승 횟수는 5회로 각각 증가했다. 우승 상금은 5000만원.

이 9단은 대국 후 “알파고전 이후 스스로 기세가 좋아졌음을 느낀다. 컨디션에 따른 진폭도 많이 줄었다. 어려운 상대를 꺾을 수 있었던 것도 기세가 좋아진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다음 목표에 대해선 제8회 잉씨배 우승이라고 밝히고 “마지막 기회란 각오로 임하겠다. 제한시간 등이 까다로운 대회이므로 준비를 잘하겠다”고 했다.

한국 랭킹 2위인 이세돌은 1위 박정환과 내달 잉씨배 준결승 3번기를 앞두고 있다.

한편 내달 5일 결혼을 앞둔 원성진 9단은 상변에서 바꿔치기를 시도하는 등 끝까지 분전했으나 열세를 뒤엎는 데 실패했다. 두 기사 간 통산 전적도 이세돌 기준 15승 11패로 간격이 더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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