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혜 기자]지금 시대 성(性)은 어떤 의미인가. 현대 사회에서는 더 이상 여성이라고 해서 교육을 못 받지도, 일을 못 하지도 않는다. 실제로 각종 고위직에 여성이 진출한다.

'페미니즘'이라는 말에 실제로 반감을 드러내는 사람도 많다. "남녀차별은 옛말이다", "성평등은 이루어졌으며 곳곳에 '역차별'의 징후마저 보이는데, 무슨 페미니즘인가", 이런 주장들도 존재한다.

이 책이 다루는 것은 바로 지금과 같은 시대, 즉 성차별이 '과거의 일'처럼 느껴지며 여성들이 오히려 권력을 휘두르는 듯 여겨지는 시대의 섹시즘(성차별주의)에 대해서다.

수전 J 더글라스는 이를 '진화된 성차별'이라고 부른다. '진화된 성차별'은 성평등이 실현되었기에 이전 시대에 페미니즘 운동이 외쳤던 구호는 더이상 필요 없다는 전제 위에 쌓인 새로운 성차별주의다.

진화된 성차별은 '여자는 무엇이 될 수 없다'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여자는 무엇이든 될 수 있고 그럴 능력이 있지만, 어쨌든 '여성스러워야' 한다고 말한다. 뚱뚱한 여자, 못생긴 여자를 당연하다는 듯이 희롱하고 모든 직군의 여성에게 '여성스러움'의 기준을 들이대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198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 까지, TV 드라마와 영화, 뉴스와 잡지 같은 대중매체가 여성을 어떤 식으로 다루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이은경 옮김, 580쪽, 2만3000원, 글항아리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