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일보 기자]이세돌(33) 9단이 한국프로기사회에 탈퇴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 9단은 지난 17일 63스퀘어서 열린 한국바둑리그 개막식장에서 양건 프로기사회장을 만나 미리 준비해 온 탈퇴서를 직접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세돌의 친형이자 매니저 역할을 담당해온 이상훈(41) 9단도 동생과 함께 탈퇴서를 냈다.

이세돌 형제는 기사회를 탈퇴하더라도 기사 생활은 종전과 다름 없이 수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한국프로기사회가 프로기사들에게 족쇄를 채우는 단체가 됐으며, 탈퇴하면 기전 참가에 제약을 거는 등 어려 가지 강제 규정에 대해 반발했다. 또한 회비를 돈을 많이 버는 특정인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이상한 형태라고 비판했다.

 

세돌 측이 기사회 규정 가운데서 꼽은 대표적인 독소 조항은 기사회 탈퇴 시 한국기원 주최 기전에 일절 참가할 수 없다는 것과 회원의 대국 관련 수입 중 3∼5%의 적립금을 공제한다는 것이다.

특히 적립금의 경우 퇴직 시 위로금 상한선이 4000만원에 묶여 있어 고소득 기사들에게 특히 불만 요인으로 잠복해 왔다. 이세돌 측은 이들 조항의 절충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사법적 판결에 의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세돌 측은 이들 조항의 절충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사법적 판결에 의지할 뜻을 비치고 있다.

그러나 이세돌 형제는 표면적으론 "한국기원과의 충돌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외국 주최 대회 출전 수익 중 10%를 납부하는 기원 발전기금 등 기원의 다른 정책은 대부분 그대로 따를 작정"이라고도 했다.

이에 한국프로기사회는 19일 정기대의원회의 열어 탈퇴 문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프로기사회는 초유의 사안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세돌의 탈퇴를 허용할 경우 그의 비중으로 보아 타격이 너무 큰 데다 일부 기사의 동조 탈퇴 현상도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세돌 9단은 지난 2009년에도 프로기사회와 마찰을 일으켜 6개월간 휴직계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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