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혜 기자]육군은 “한국군과 미군의 '최정예 전투원' 자격을 모두 취득한 여군장교가 탄생했다”고 6일 밝혔다. 30사단 예하 기계화보병대대 소대장 정지은 중위(26)<사진>가 바로 그 주인공.

육군이 최정예 전투원 자격화 제도를 시행한 이후 한·미의 최정예 전투원 자격시험에 모두 합격한 사람은 정 중위가 최초다.

육군은 하사 이상 군 간부들의 정예화를 위해 미 육군의 EIB(Expert Infantryman Badge·우수보병휘장) 제도를 벤치마킹해 최정예 전투원 자격화 제도를 시행하기로 하고, 지난해 시범적용 이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자격 부여를 위한 평가를 시행하고 있다.

정 중위는 작년 11월 육군 최정예 전투원 2기 자격시험을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한미 연합사단이 주관한 우수보병휘장(EIB) 자격시험에서 합격했다.

최정예 전투원 자격시험과 EIB 자격시험은 체력과 전투기술을 겸비한 전사(戰士)를 가리기 위한 시험으로, 체력검정, 사격, 급속행군 등 혹독한 시험을 모두 통과해야 자격을 얻을 수 있다.

미 보병학교가 해마다 주최하는 EIB 자격시험은 국내에서는 한미 연합사단이 주관한다. 우리 육군은 EIB 자격시험을 본따 지난해 최정예 전투원 자격시험을 시범적으로 실시했고 올해 본격적으로 시행에 착수했다.

정지은 중위는 지난달 8∼26일 한미 연합사단 캠프 케이시에서 진행된 EIB 자격시험에서 한국군 합격자 21명 가운데 여군으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이번 시험에는 한미 양국 보병 전투원 630명이 참가했으며 이 가운데 한국군은 50명이었다.

미군에서도 EIB 자격을 딴 여군은 아직 없다. 미군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여군에 보병 병과를 개방했기 때문이다. EIB 자격시험에는 보병만 참가할 수 있다.

EIB 자격시험은 체력검정, 주·야간 독도법, 20㎞를 3시간 이내에 완주하는 급속행군 등을 모두 통과해야 해 '지옥 테스트'로 통한다. 시험 기준이 매우 까다로워 합격률이 13∼15% 밖에 안된다.

우리 육군의 최정예 전투원 자격시험도 기준이 까다롭기는 마찬가지다. 정 중위가 참가한 작년 11월 최정예 전투원 2기 자격시험의 경우 85명이 참가했으나 정 중위를 포함한 4명만 합격했다. 이들 가운데 여군은 정 중위가 유일했다.

정 중위는 최정예 전투원 자격시험과 EIB 자격시험에 참가하고자 매일 정확한 자세로 윗몸 일으키기와 팔 굽혀펴기를 200회씩 했고 7㎞ 이상 산악구보를 했다.

용인대 경찰행정학과를 나온 정 중위는 태권도 3단, 유도 3단이며 2012년에는 전국 여자 신인복싱선수권대회에서 3위에 올랐다. 지난해 장교 합동임관식에서는 가장 뛰어난 성적으로 대통령상을 받았다.

정 중위는 "EIB 자격시험에서는 우리 군의 우수성을 알리고자 힘들 때마다 30사단 구호인 'I can do!'(나는 할 수 있다)를 속으로 외치며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한편 정 중위의 합격 소식을 들은 연합사단장 티오도어 마틴(Theodore D. Martin) 소장은 "정지은 중위는 한·미 장병을 통틀어 남녀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해 EIB를 취득한 유일한 여군"이라며 "이 사실을 미 보병학교에 통보하여 미국 본토에도 홍보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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