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숙 기자]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 이후 안전자산인 금에 관심이 쏠리면서 KRX금시장 개설 후 처음으로 1g당 금 시세가 5만원을 넘어섰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국제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당분간 금값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KRX금시장에서 금 1g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780원(1.58%) 오른 5만2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장중 한때 5만52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금 시세가 1g당 5만원을 넘은 것은 2014년 3월 KRX금시장이 문을 연 이후 처음이다.

금시장은 이날 개장과 동시에 개인 매수세가 유입되며 전 거래일보다 1.1% 상승한 1g당 4만9천980원에 거래가 시작됐다.

지난 24일 브렉시트 발표 이후 금값은 5.04% 상승하면서 시장 개설 이래 3번째로 많은 62.9㎏의 금이 거래됐다.

한편 국제 금값은 지난 24일 2년 이래 최고점인 온스당 1318달러를 넘기면서 4.7% 상승했고, 원·달러 환율도 1.8% 급등했다. 하지만 국내 금값은 5% 상승하는데 머물러 가격 상승요소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차익 실현에 나선 개인 투자자들의 매도세로 인해 국제가와 스프레드가 축소된데 따른 것이다. 통상 KRX금시장 거래가격은 국제가격과 1.2~1.5%의 스프레드를 보인다. 이날 오전 중에는 KRX금가격은 국제금가격과 -0.4~2.3%의 스프레드를 보이는 등 변동성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황선구 거래소 금시장팀장은 "두 지표를 합산하면 6.5% 오른 셈이지만 국내 금값은 5% 상승에 머물러 가격 상승 요소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었다"며 "이는 차익실현에 나선 개인 투자자의 매도세 때문"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금값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NH투자증권 강유진 연구원은 "경기 불확실성에 대한 안전자산 수요,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의 통화 완화 정책, 아시아 귀금속 수요의 양호한 성장 등 장기적으로 귀금속 가격이 상승할 전망"이라며 "브렉시트 현실화에 따라 귀금속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로 추천한다"고 밝혔다.

미래에셋대우 투자전략팀은 "단기적으로 안전 자산 선호 장세가 지속된다면 금 가격의 견조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고 브렉시트의 충격이 희석되면서 위험자산 가격이 반등할 경우 금 가격은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조정 국면은 맞이하더라도 금 가격의 낙폭은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이어 "브렉시트 여파로 미 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가 약화된다면 안전자산 매수세가 주춤하더라도 금 가격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며 "브렉시트 우려가 희석되는 경우를 가정하더라도 온스당 1200달러를 지지할 가능성이 있다. 하방 경직성은 점점 강해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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