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캡쳐
[김홍배 기자]학교 전담 경찰관 33살 김 모 경장이 담당 학교의 1학년 여학생과 성관계를 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해당 여학생이 이달 초 학교에 관련 사실을 알렸고, 학교도 이를 김 경장이 소속된 부산 사하경찰서에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해당 경찰서는 이 사실을 알고도 사건을 덮었다. 연제경찰서의 경우 지난 5월 청소년 보호 기관으로부터 관련 내용을 통보받고도 부산경찰청에 보고하지 않은 것이다.

정 경장은 지난달 10일 소속 경찰서에 사표를 제출해 17일 수리됐다. 이에 대해 부산지방경찰청은 27일 이 사건 브리핑에서 "연제서는 정 경장의 사표를 수리한 뒤 '학교전담경찰관이 여고생과 성관계를 맺었다'는 아동보호 전문기관의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상급 기관인 부산경찰청은 지난 24일 전직 경찰 간부가 SNS에 이 내용을 폭로할 때까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두 경찰서는 SNS 폭로 이후에도 경찰관들의 비행을 사표 수리 후에 알았다고 허위 보고했다.

하지만 이 여고생을 상담한 부산의 아동보호 전문기관은 정 경장이 사표를 내기 전날인 지난달 9일 연제서에 정 경장과 여고생의 '관계'에 대해 문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부산경찰청의 발표와 달리, 연제서가 이 사건을 알고도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7일 부산경찰청과 부산교육청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중학교 3학년이던 이 여학생은 학교전담경찰관이던 정 경장을 알게 됐다고 한다. 이 여학생은 가정 환경이나 교우 관계를 정 경장에게 상의했다고 한다.

이 여학생은 아동보호 전문기관과 상담을 하다가 올해 3월 초와 5월 초 두 차례 자살을 시도했던 사실을 털어놓았고, "내가 죽어야만 끝나나"라는 식의 진술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과 성관계를 맺었다"는 진술도 상담 과정에서 나왔다고 한다.

아동보호 기관은 처음 연제서에 '여고생과 경찰관의 성관계'에 대해 확인을 요청했다가 답변을 받지 못하자 지난달 23일 연제서장 앞으로 관련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연제서는 "사표 수리 후 청소년 보호기관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알았고, 사표를 수리한 뒤라 부산경찰청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연제서가 거짓말을 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부산경찰청 감찰 결과 여고생과 성관계를 맺은 또 다른 경찰관인 부산 사하경찰서 학교전담경찰관인 김모(31) 경장은 지난 4일 자신이 관리하는 고등학교 1학년 여학생(17)과 방과 후 만나 차 안에서 한 차례 성관계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여학생은 이 사실을 학교 보건 교사(간호사)에게 알렸고, 해당 간호사는 8일 사하서의 다른 학교전담 여성 경찰관에게 이를 알렸다. 여성 경찰관은 사하서 담당 계장에게 보고했다.

하지만 사하서 계장은 휴가 중이던 김 경장과 학교 측을 통해 성관계 사실을 확인하고도 윗선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한다. 대신 지난 9일 김 경장이 '부모 사업을 물려받아야 한다'는 이유로 사표를 내자 이를 수리하는 선에서 사건을 덮었다는 것이다. 정 경장과 김 경장은 모두 기혼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런 사건 은폐가 일선 경찰서의 계장 선에서 진행될 수 있는 사안인지, 윗선에 관련자가 없는지를 밝히겠다는 방침이다. 연제서와 사하서 서장 두 명은 27일 대기 발령 처분을 받았다.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은 "미성숙한 학생을 대상으로 이뤄진 이 사건에 위압과 강제성이 없었는지 엄정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사건 발생 이후 처리 과정에서 해당 학교와 교육청에 알리지 않고 경찰이 사건을 자체 처리한 것도 큰 문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여고생을 농락한 범인이 경찰이었다는 것과 경찰의 제식구 감싸기에 치를 떨고 있다. 그러지 않아도 화장실 여성 살인 사건, 여교사 집단 성폭행 사건 등으로 딸아이를 둔 집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여고생 딸을 둔 한 학부모는 “이젠 경찰관들이 보호 대상인 아이들을 농락하는 것까지 보게 되니 이 나라 여성들은 누굴 믿어야 하나 하는 한숨밖에 안 나온다”고 분노했다.

대한민국 경찰이 이 수준이니 죄지은 사람도 파출소에서 경찰관에게 행패를 부리는 일이 다반사로 벌어지는 것이다.

지금 경찰의 현주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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