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관일(64) 창의경영연구소장은 '아이디어 뱅크' '명강사' '베스트셀러 작가'등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생각을 바꾸면 길이 보인다"며 "창의적인 발상과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도전하는 개인과 조직을 돕는 일이 창의경영연구소의 주된 업무"라고 강조했다.

제34대 대한석탄공사 사장시절 연속 적자이던 공사를 '독한경영'을 이끌어 25억원 흑자(금융채무 이자 제외)를 실현해 화제를 불러 모았던 그는 지난 1월 전국강사협회장으로 취임했다. 또 그는 지금까지 41권의 저서를 내고 있다.

알펜시아의 감당하기 불가능한 부채, 도립의료원의 구조적 어려움, 폐광기금 배분논란에 고발사태 등을 겪고 있는 강원도에 그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어떤 해법을 제시할지 자못 궁금하다.

위기의 시대에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그의 고민을 들어보기로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는 성공했지만 성공 개최는 애로가 많다

"세계적인 큰 행사에 문제가 없을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문제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어떻게 그 문제를 해결하느냐이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명실상부하게 강원도 발전에 획기적인 계기와 동력이 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이 '얄미울 정도로 내실 있는 아이디어'가 총동원돼야 한다는 점이다. 같은 예산을 쓰더라도 아이디어 여하에 따라 결과는 하늘과 땅의 차이가 난다. 따라서 외화내빈으로 겉만 번드르르하고 실속 없이 거창한 것에 매달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외국인들이 어떻게 볼까?’라는 점에 너무 신경 쓰다가 내실을 놓치는 경향이 있다. 평소 나는 '얄미울 정도'라는 표현을 썼는데 무슨 의미인지 알 것이다. 꼼꼼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올림픽 이후에 대비하는 장기적 안목과 지혜가 절실한 시점이다."

-알펜시아와 오투리조트는 강원도와 태백시의 애물단지로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궁지로 몰렸다. 그래도 차선책이 있을까.

"한마디로 안타깝다는 생각이다. 알펜시아와 오투리조트 문제는 단 하나의 대책으로 화끈하게 해결 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이들 문제에 대해서는 비상대책위원회를 비롯해 여러 논의가 이미 있었고 대책에 관한 모든 아이디어가 다 나왔다고 본다. 물론 앞으로 동계올림픽의 성공여부, 중국을 비롯한 해외 관광객의 증가여하 등 외적 여건에 따라 획기적인 해결책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단 현 상황에서 도출된 대책만이라도 제대로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구술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정부의 파격적 지원을 이끌어내는 등 완급과 경중을 따져 어떻게 실행하느냐가 과제라고 생각한다."

-강원도의 가치와 강원도의 저력이 낮게 평가되고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 같다.

"농협의 강원도 본부장을 할 때 강원도 산간에 있는 초가집이나 새마을운동으로 만들어진 지붕개량형 농가를 보존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적이 있다. 그것들이 언젠가 강원도적 관광자원이 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정무부지사 시절에는 시장·군수를 위한 아카데미 설치를 주장하기도 했다. 선출직인 시장·군수들에게 세계적인 안목과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분들의 역량이 시군은 물론 강원도 발전에 결정적이기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 맥락에서 나는 평소에 강원도 전체를 거시적, 종합적, 장기적으로 보는 ‘그랜드 플랜’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시군 등 지자체 마다 현안에 급급하게 땜질식 처방을 하거나 경쟁적으로 독특한 사업을 실행하려다보면, 전체적으로 강원도의 가치를 저해하고 머지않아 강원도다운 특색이 사라질 수 있다. 이건 나중에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된다.

간단한 예를 하나 들겠다. 얼마전 평창 봉평의 휘닉스파크 일대를 돌아본 적이 있는데 몇 년 전에 비하여 많이 개발됐지만 문제는 난개발로 인해 그 좋던 풍치가 완전히 망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식으로 되면 동계올림픽 이후 강원도적 가치는 무너지기 십상이다. 따라서 건물 하나를 짓더라고 디자인에 강원도적 요소를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본다.

지역 축제도 마찬가지다. 지금 강원도의 축제 중에 제대로 경제적 부가가치를 낳은 것이 몇 개나 될까? 아이디어의 빈곤 때문이다. 평소에 강조하는 말이지만 축제는 한번 왔던 관광객이 다음에 또 올 만한 것인지, 세계적인 수준의 축제가 가능한 것인지 경제적 부가가치를 낳은 것인지 등 3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봐야 한다. 또 각 시군마다의 연계성을 발휘할 수는 없는지, 주요 관광자원과 시설을 융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은 없는지, 강원도적 가치와 미래와는 어떻게 연결되는 지 큰 그림으로 봐야 한다. 그렇게 돼야 알펜시아, 오투리조트 등의 현안 문제도 해결의 실마리가 풀리게 될 것이다.

따라서, 건물 하나를 짓더라고 디자인에 통일적 요소를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본다. 특히 지역 축제도 각 시군마다의 연계성을 발휘할 수는 없는지, 주요 관광자원과 시설을 융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은 없는지, 또한 세계적인 관점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장기적으로는 강원도가 어떻게 가야하는지 큰 그림으로 봐야 한다. 이것은 알펜시아와 오투리조트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학교급식과 연금 등 복지문제 등에 정치권과 자치단체도 갈등과 반목이 심하다.

"우리나라가 엄청나게 잘 산다면야 얼마든지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다다익선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작금의 상황을 보면 순수성에 문제가 발견된다. 이런 중요한 과제가 진영 논리로 찬반이 갈리고 정치적으로 유권자의 표심을 잡는 수단으로 이용되는 데 대하여 크게 걱정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지역의 리더들이 자기 아집을 버리고 이들 문제에 대한 진정성을 갖고 접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지금'과 '훗날'을 함께 고려하면서 머지않아 자신들이 그 자리를 떠난 후에도 그 후유증 때문에 손가락질 받지 않도록 추진해야 할 것이다."

-부모를 모시지 않으려 하고 핵가족화 이후 갈수록 가족해체와 이웃간 분열, 갈등이 심해지고 있다.

"안타깝지만 시대적 대세라고 볼 수밖에 없다. '쌀독에서 인심난다'는 속담도 있듯이 결국은 살기가 팍팍해졌기 때문이다. 이런 것 역시 일시적인 구호나 플래카드를 앞세우며 '효도운동' '갈등해소 캠페인' 따위의 단편적인 '운동'으로 할 것이 아니라 도정 차원에서 강원도적 가치와 주제로 어떻게 연결하고 승화시킬 것인지 좋은 방안을 강구하고 꾸준한 계도와 실천적 활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당부하고 싶은 말씀을 해달라.

"최근 3년간 나는 왕성하게 저술과 강연활동을 했다. 최근에는 한국강사협회 회장으로서 전국의 지자체와 기업을 대상으로 자주 강의에 나서고 있다. 그럴 때마다 느끼는 것은 '아직 내 고향 강원도는 잠자고 있다'는 느낌이다. 다른 도를 보면 강원도가 보인다. 밖에서 봐야 제대로 보이는 측면이 있다. 착하고 순한 강원도민의 성향이 좋은 것임은 틀림없지만 이제는 좀 더 치열하고 집요해야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치열하고 집요하면 아이디어가 나온다. 치열한 세상에는 치열하게 대처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계획이 있더라도 집요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힘든 것이 오늘날의 트렌드다. 가만히 있는데 예산을 줄까? 안타깝지만 그게 현실이다. '감자바위'라는 표현이 순박한 것을 넘어 '강자바위'가 되고 '강원도'가 '강한도'가 되도록 다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강원 춘천출신인 그는 농협중앙회 상무(2004년), 대한민국 명강사 선정(2007년), 강원대학교 대학원 경제학박사, 대한석탄공사 사장(2009년)을 거쳐 조관일 창의경영연구소장(2010년), 전국강사협회 회장 등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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