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일보 기자]지난 2월 추신수는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훈련 중인 한국 출신 MLB 선수들을 불러 함께 식사했다. 또 텍사스 팀내에선 타격조 조장까지 맡았다. 또 직장암 발병이 공개된 3루 주루 코치(토니 비슬리)를 돕기 위해 앞장섰다.

추신수는 올해로 메이저리거 12년차. 올해 연봉도 2000만달러로 고액. 나이나 연차, 그리고 연봉으로 볼 때 비중있는 MLB 선수임에 분명하다.

그는 한국 출신으로 빅리거에서 성공한 맏형이다. 추신수는 초등학교 동창인 이대호(시애틀 매리너스)와 후배인 류현진(LA 다저스) 최지만(LA 에인절스) 권광민(시카고 컵스) 등과 식사를 했다. 추신수가 이렇게 이국에서 많은 친구, 후배들에게 식사를 대접한 건 이례적이다. 그는 앞으로 타향에서 함께 꿈을 키우며 도전하는 후배들과 자주 교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록만으로 보면 지난 시즌 후반기 추신수(34, 텍사스 레인저스)가 보여준 모습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그는 전반기 기간 동안 부상과 부진으로 타율 0.221, 11홈런 38타점으로 기대에 다소 미치지 못했지만, 후반기 들어서는 타율 0.343, 11홈런 44타점의 질주를 선보이며 타율 0.276, 22홈런 82타점의 준수한 성적과 함께 시즌을 마쳤다.

올 시즌 시작은 좋지 못했다. 추신수는 4월 9일(이하 한국시간)까지 5경기에 출전해 타율 0.188(16타수 3안타), 1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설상가상으로 오른쪽 종아리 염좌로 인해 4주에서 6주 정도 결장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을 받게 되면서 15일자 부상자 명단에 올라야만 했다.

이후 추신수는 지난 5월 21일 휴스턴 애스트로스 원정 경기를 통해 복귀전에 나섰지만, 2볼넷 1득점을 기록한 뒤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며 또 다시 15일자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야 했다.

지난해 전반기의 악몽이 재현되는 듯 했다. 그러나 추신수는 충실히 치료를 받고 재활을 거쳤고, 지난달 14일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전에서 솔로 홈런 한 방을 쏘아 올리며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렀다.

그는 다시금 MLB의 영웅으로 한국야구의 자존심으로 다시 우리에게 다가 왔다.

그런 그가 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성폭행 의혹을 보도하는 한국 언론의 태도에 대해 추신수(34·텍사스 레인저스)가 아쉬움을 표했다.

추신수는 8일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연재되고 있는 '추신수의 MLB 일기'에서 "(강정호가) 야구 잘할 때는 우리 선수이고, 이런 문제가 발생하면 그냥 가십거리밖에 안 되는 선수인가요?"라며 한국 언론이 강정호에게 너무 가혹하다고 지적했다.

“우리 팀에 다르빗슈 유 선수가 있습니다. 그 선수에게 부러운 게 딱 한 가지 있습니다. 바로 그를 취재하는 일본 기자들의 태도입니다.

일본 기자들은 다르빗슈를 ‘존중’해줍니다. 다르빗슈에게 좋지 않은 일이 생기면 절대 부풀려서 기사화하지 않습니다. 자신들이 보고 들은 것만 씁니다. 그들이 얼마나 선수를 ‘리스펙’하는지 제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강)정호의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미국 언론은 정호를 보호해주는데 왜 한국 언론은 정호를 보호해주지 않을까요?

메이저리그의 문화는 어떤 일이 발생했어도 공식적인 결과가 나올 때까진 지켜보자는 주의입니다. 당연히 선수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다합니다. 경기에 출전하는 것도 전혀 이상할 게 없고요.

그러나 한국의 문화는 이곳과 좀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만 있을 뿐인데 형량을 예측하고, 메이저리그 퇴출이 거론되며 더 이상 선수로 뛸 수 없을 거란, 엄청난 얘기가 마치 사실인양 떠돌아다닙니다.

하나의 뉴스가 나오면 그에 얽힌 수백 가지의 소설같은 얘기들이 기사로 쏟아집니다. 왜 이래야 할까요? 제가 언론의 속성을, 생리를 잘 몰라서 하는 말인가요? 결과가 나온 다음에 돌을 던져도 늦지 않습니다. 만약에 상대방의 주장이 거짓이라면 어떻게 되나요? 그럼 아님 말고가 되나요?

정호는 한국 선수입니다. 우리가 보호해야지 누가 보호해줍니까?

야구 잘할 때는 우리 선수이고, 이런 문제가 발생하면 그냥 가십거리 밖에 안 되는 선수인가요?

선수들도 가끔은 존중받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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