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숙 기자]은행권의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에도 가계부채 증가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2월 수도권에 이어 5월부터는 비수도권에서도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시행됐지만 6월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올들어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6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주택담보대출(한국주택금융공사 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500조9000억원)은 전월 대비 4조8000억원 늘었다. 이는 올 들어 최대 증가액이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500조원을 넘어선 것도 사상 처음이다.

정부는 가계대출을 억제하기 위해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수도권에서 2월 도입한 데 이어 비수도권에도 5월부터 시행했다.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은 주택담보대출 차주(대출자)의 상환능력 심사 기준을 강화한 제도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올해 1월 2조7000억원, 2월 2조6000억원을 기록하다가 봄 이사철을 맞아 3월 4조4000억원, 4월 4조6000억원으로 불었다. 이후 5월 4조7000억원으로 증가세를 이어가다가 6월에는 최대치를 나타낸 것이다.

한은은 "주택거래량이 증대한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이 견조하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을 보면 서울시의 6월 아파트 거래량은 1만1728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6년 실거래 조사가 시작된 이래 6월 거래량으로는 10년 만에 최대치이고 올 들어서도 가장 많은 건수다.

13일 기준 거래량은 5534건으로 지난해 7월(1만1942건)의 절반에 다가섰다.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 기타대출도 한 달 동안 1조7000억원 늘어 올 들어 두번째로 큰 규모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6월중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은 6조6000억원 증가한 667조5000억원을 기록, 올 들어 두번째로 큰 증가액을 나타냈다. 앞서 지난 5월 은행 가계대출 증가액은 6조7000억원으로 올 들어 가장 큰 수치로 조사됐다.

지난달 은행 기업대출은 1조2000억원 감소했다.

분기말 기업의 부채비율 관리를 위한 일시상환이 이뤄지고 은행이 부실채권을 정리한 영향이다.

중소기업대출의 증가폭은 5월 3조7000억원에서 6월 1조7000억원으로 축소됐다. 동기간 대기업대출 감소액은 4000억원에서 2조9000억원으로 감소폭이 확대했다.

지난달 은행의 수신잔액은 1419조5000억원으로 전월보다 14조3000억원 늘었다. 반기말을 앞둔 정부의 재정지출 규모가 커지면서 수시입출식예금이 18조3000억원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됐다.

양도성예금증서(CD)는 8000억원 줄면서 감소세로 전환했다.

국고여유자금 인출과 반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일부 금융기관의 자금인출로 머니마켓펀드(MMF)가 9조원 감소, 자산운용사의 수신잔액(462조5000억원)은 4조6000억원 줄었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