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 기자] 삼성전자가 미국 시장에서 애플을 누르고 스마트폰 판매량 1위를 탈환, 기세를 높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칸타월드패널은 올해 4~6월까지의 스마트폰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삼성이 미국 시장 점유율 37%로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29%인 애플 판매량을 가뿐히 넘어선 기록이다.

지난해만 해도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가 발표한 4~6월 북미 스마트폰 점유율에서 애플은 32%로 1위를 수성했다. 삼성전자는 26%로 2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뒤바뀌었다.

올 상반기 미국에서 삼성의 성공은 올 초 갤럭시S7 판매량이 전반적으로 기대 이상이었던 것과 일치한다. 삼성전자는 최근 발표한 2분기 잠정실적도 8조를 돌파하며 '갤럭시 S7의 힘'을 인정받은 바 있다. IM 부문 실적은 4조원대로 예상됐다.

이번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성공에는 삼성전자의 세련된 전략이 제대로 먹혀들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차별화가 쉽지 않은 환경에서 스마트폰 고유의 경쟁 요소인 품질, 브랜드, 가격, 부품 등 원초적인 부분을 강화하는 전략을 폈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저성장 고경쟁 시대 스마트폰 환경에서 삼성전자는 검증 안된 제품에 모험을 걸지 않았다"며 "갤럭시S7은 전작 대비 큰 변화는 없지만 엣지 모델을 다듬으며 공급문제를 해결하고 카메라 개선과 가격 조절로 판매량을 늘렸다"고 평가했다.

반면 애플은 올해 1분기 실적부터 줄곧 난항을 겪어왔다. 애플은 올해 1분기 매출과 순이익이 각각 506억 달러(약 59조1514억원), 105억 달러(약 12조2745억원)로 지난해 같은기간 580억 달러(약 67조802억원), 136억 달러(약 15조8984억원)에 비해 감소했다. 애플이 떨어진 매출액을 발표한 건 13년 만에 최초다.

여기에는 애플이 가격경쟁력도 잡겠다는 의지로 야심차게 내놓은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SE'의 판매 부진 역시 한 몫 했다.

전문가들은 애플이 내놓은 아이폰SE가 다른 기업들의 중저가 스마트폰에 비해 가격이 크게 합리적이지 않았으며, 액정 이슈와 물량 부족 등의 문제로 예상하던 만큼의 판매 실적을 올리지 못한 게 애플의 위기에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하반기 애플과 삼성의 경쟁은 더욱 치열할 전망이다. 삼성이 애플보다 앞서 '갤럭시 노트' 신작을 뉴욕에서 발표할 예정이고 애플은 예정대로 9월에 아이폰 신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이 상반기의 상승세를 하반기까지 가져갈 지 주목된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 애플이 아이폰7을 출시하고 삼성전자도 맞불전략으로 노트7의 출시를 서두르고 있어 스마트폰 산업 내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라며 "또 중저가 모델이 늘어남에 따라 상반기 대비 수익성 악화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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