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일보 편집국장
박근혜 대통령이 임기 말을 맞아 내우외환 속에 어려운 정국의 현안들과 맞닥뜨리고 있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은 20일 본인과 관련된 각종 의혹 제기로 야당에서 사퇴 요구가 나오고 있는 데 대해 "정무적으로 책임지라고 하지만 그럴 생각이 없다"고 일축했다. 우 수석은 이날 오전 춘추관에서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을 해명하기 위한 간담회를 열어 그동안 언론이 제기한 의혹들을 모두 부인한 뒤 이같이 밝혔다.

이날 친박계 맏형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은 친박계 수뇌부의 공천개입 녹취록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터진데 대해 "왜 이 시점에서 그런 문제가 나오는 건지, 음습한 공작정치의 냄새가 나는 그런 것들이 벌어지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배후를 의심했다.

이어 서 의원은 "과거에 군사정권 시절엔 그런 일들이 간혹 있었지만 당내 중요한 시점에 음습한 공작정치 냄새가 나는 일이 벌어진 데 대해 자괴감을 느끼고, 오래 정치하면서 별꼴을 다 본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더 나아가 "더 이상 이런 일들이 계속되면 그땐 내 가만있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상황 변화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 레임덕의 예상치 못한 단초가 될 수 있음에도 ‘우향우’로 달려가고 있다.

사실 이들 두 사람은 사실상 박 대통령의 양대 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치는 큰 틀에서 이들 두 축이 작동해야 한다. 친박 그룹과 사정 기관이다. 국회 내에 단단하게 자리잡은 소수의 친박 친위 그룹은 그간 무리수를 둬 가면서까지 전당대회 준비를 진행해 왔다. 비박계 비대위 구성을 저지했고, 서청원 의원의 출마를 관철시켜 친박 단일 후보를 만들려 했다. 친박에 적대적인 그룹이 당권을 잡는 것을 막아야 했기 때문이다.

다른 한 축은 이른바 '4대 권력기관'을 위시한 '사정 라인'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그 정점에 우병우 민정수석이 서 있는 것으로 본다. 양날의 칼이긴 하지만, 사정은 매력적인 통치 도구다. 사정 기관을 장악한 이상 정치권 인사들은 함부로 움직이기 어렵다. 대대적인 '거악 척결' 수사로 대외적 신뢰도 회복에 기여할 수도 있다.

이들 양대 축이 순조롭게 작동할 때 소위 ‘연착륙’을 이룰 수 있다. 그런데 이들 두 축이 흔들리고 있다.

한마디로 정국은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소위 친박이 무너지고 사정 칼날은 무뎌지는 순간 박 대통령의 레임덕은 시작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박 대통령에게 어떤 카드가 남아 있는 것인가

박근혜 대통령은 임기 말을 맞아 앞선 문제 외에도 사드등 내우외환 속에 어려운 정국의 현안들과 맞닥뜨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박 대통령은 추상적으로 해법을 제시해서는 안된다.

“집권 후반기로 갈수록 공직사회가 다소 느슨해질 수 있기 때문에 인적 개편과 함께 국정 운용 방식에도 좀 변화를 줬으면 한다.”

전문가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남은 임기 1년 7개월 동안 국정 동력을 확보하면서 핵심 개혁 과제들을 잘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직기강을 다잡아야 한다고 이 같이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런 만큼 박 대통령은 최근 일부 정치인과 공직자들의 비리와 부정부패, 일탈행위가 도를 넘고 있다면 자체 조사를 통해  도덕적 잣대와 함께 공정성·진실성을 요구해야 할 것이다.

특히 국가 안위와 직결된 안보 사안인 사드 배치 추진은 거센 찬·반 논란으로 국론 분열 수준까지 치닫고 있어 ‘급하다고 할 때 돌아갈 수 있는’ 지혜를 발휘해 국민을 안심시켜야 할 것이다.

지금 박 대통령에게 필요한 것은 스스로가 가혹할 정도로 공정하게 일처리를 하면서 국민과의 소통을 보다 강화해 나가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국민들 가슴속에 박근혜 대통령을 ‘성공한 대통령’으로 기억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기 전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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