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캡쳐
[김승혜 기자]병원에 가기를 말리던 그였지만 마지막은 중환자실에서 보낸 허현회 씨. 지난 8일 원주의료원에서 55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사인은 당뇨와 폐결핵.

그는 '약을 끊은 사람들'의 수장이자 의학전문작가인 그는 일명 '자연치유주의'를 주창하던 허 씨는 생전 '의사를 믿지 말아야 할 72가지 이유', '병원에 가지 말아야 할 81가지 이유' 등 저서를 출간해 현대의학 무용론을 설파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지난해 7월 17일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Y'에서는 자연 치유법을 주장하는 허현회 작가 논란에 대해 취재했다.

신문사 기자 출신이라는 베스트 셀러 작가 허현회는 아파도 병원에 가지 말란 책 '병원에 가지 말아야 할 81가지 이유' '의사를 믿지 말아야 할 72가지 이유'로 출간 동시에 베스트셀러가 됐다. 의료계를 정면으로 비판해 수많은 사람들이 열광했다.

허현회 작가는 "병원을 안 가면 암 환자도 쉽게 치유된다"고 했다. 담배는 약초라서 몸에 좋고 음식은 짜게 먹으라고 했다. 또한 그는 죽염은 먹지 말고 천일염을 먹으라고 강조했다. 세균이 바글대는 계곡물을 그냥 먹으며 "대장균이 발견되면 그 물은 진짜 살아 있는 물이다"라고 했다.

하지만 많은 의학 전문가들은 그의 주장에 대해 의문을 주장하며 의학 관련 논문의 전체 맥락을 잘못 이해하고 일부만 확대해석해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확인결과 신문사 근무 사실이 없었다.

하지만 황당한 내용을 주장한 허씨는 자신의 저서와 방송 인터뷰, 인터넷 카페 '약을 끊은 사람들'에 올린 글 등을 통해 '담배가 건강에 해롭고 암을 유발한다는 주장은 음모이며 오히려 건강에 유익하다', '각종 성병은 면역체계가 정상이면 쉽게 회복된다', '세균이 바글대는 계곡물을 마시면 면역력이 빨리 회복된다' 등 발언으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허 씨는 자신의 지병이 악화되자 결국 의료기관을 찾았다. 그러나 일체의 엑스선·CT·MRI 등 검사와 현대의약품 처방을 거부하며 상지대 한방병원, 춘천한방병원 등을 전전하다 경남 양산의 한 요양원에서 여생을 마감했다.

그는 사망하기 전 카페에 올린 글에서 "그동안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와 피로누적이 계속되면서 중증 당뇨병과 폐결핵 3기 등 응급상황으로 이행돼 부득이하게 25일간 한방치료와 13일간의 양방치료를 받았다"면서 "그러나 양방지식과 양방치료를 좇아가는 한의학에 낙담하고(치료효과 전혀 없음), 화학약과 방사선으로 부작용이 극심하게 나타나는 양방치료에 절망하고, 결국 자연치유의 길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또 "6년전 간암, 신부전증, 오십견, 알레르기, 악성빈혈 등으로 죽음의 나락으로 내몰린 상태에서 서양의학을 철저히 거부하고 이를 모두 극복해낸 것이 의학전문저술가로 전환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이번에 나타난 또 한번의 죽음의 나락은 다시 크게 변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적었다.

그의 마지막 변신은 결국 죽음이었다. 고인은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한편 그의 죽음이 새삼 반추되고 있는 이유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약 안 쓰고 아이 키우기' 운동 등에 대해서도 되돌아보게 한다는 점이다. 한 책에서 시작된 이 운동은 '의약품의 지양' 수준을 넘어선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새삼 그의 죽음을 되돌아 보게 한다는 것이다.

한편 대한의사협회는 허 씨의 저서가 건강분야 서적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등 검증되지 않은 정보로 인한 국민 건강의 심각한 폐해가 우려되자, 대국민 건강서적을 지난 2014년 발간했다. 전문의 76명이 집필자로 참여한 '굿닥터스'는 잘못 알려진 건강 상식을 바로 잡는 내용을 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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