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 기자]“직장인 심모(30)씨는 매달 243분 통화를 하고 78건의 문자를 보내며 1,252메가바이트(MB)의 데이터를 사용하는 대한민국 평균 스마트폰 이용자다.

심씨는 2014년까지 무료 통화 300분과 데이터 무제한 제공의 4만원대 요금제를 썼다. 그러나 지난해 이통 3사가 내 놓은 데이터 요금제(통화는 무제한 제공하면서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 비용 부과)로 갈아타고 20% 요금할인까지 받아 통신비를 3만2,000원대로 절감했다.

심 씨의 통신비 부담은 다음 달부터 더 낮아져 2만원 대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통화 250분과 데이터 1.25기가바이트(GB)를 기본 제공하는 프리텔레콤의 월 2만1,000원짜리 신규 요금제를 비롯해 기존 이통 3사 요금제보다 최대 25% 싼 알뜰폰 요금제가 줄줄이 출시되기 때문이다“

이르면 다음 달부터 알뜰폰 업체들이 ‘1만 원대 데이터 요금제’ 등 실속형 데이터 요금제를 대거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알뜰폰 업계는 8월 판매를 목표로 이용자들의 음성 및 데이터 사용 습관에 맞춘 저렴한 요금제를 준비 중이다.

이 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데이터 중심으로 이동통신 요금제 선택 기준이 바뀐 최근 흐름에 맞춰 알뜰폰 업체도 다양한 데이터 요금제를 선보일 수 있도록 정책을 바꾼다. 이를 위해 알뜰폰 업체들이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에서 통신망을 빌려쓰는 대가로 지불하는 망 임대료에서 데이터와 관련된 비용을 낮춰주기로 했다.

알뜰폰 사업자 KCT는 음성, 문자메시지(SMS) 무제한에 데이터 300MB(메가바이트)를 제공하는 ‘유심(USIM) 데이터 중심 19’ 무약정 상품을 월 1만9700원에 내놓을 예정이다. 이는 SK텔레콤 밴드데이터 299요금제(월 2만6312원) 대비 25.1% 싸다.

프리텔레콤은 월 1만450원에 음성 115분, SMS 80건, 데이터 450MB를 이용할 수 있는 무약정 요금제를 내놓는다.

이는 미래부가 이날 알뜰폰 사업자 지원 정책을 담아 발표한 ‘통신시장 경쟁정책 추진계획’에 따른 결과다. 미래부는 알뜰폰 사업자들이 이통3사에 내게 되는 데이터 비용을 작년보다 18.6% 인하(SK텔레콤 기준)하고, 음성 무제한제 때 부담해야 하는 추가 비용도 요금 구간에 따라 5.7∼43.4%씩 낮춰줬다. 알뜰폰 업체가 이동통신사의 데이터를 중개해 팔 때 이통사·알뜰폰이 수익을 나누는 비율도 조정해 알뜰폰의 몫을 5%포인트씩 올려줬다.

9월에는 전파 사용료 감면 기한을 내년 9월까지 늘릴 수 있도록 전파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한다. 이번 조치 등으로 알뜰폰 업계는 원가부담이 최대 530억 원 감면돼 요금을 낮출 여력이 그만큼 커졌다.

한편 정부는 이동통신 1위 업체 SK텔레콤에만 적용되던 요금 인가제를 폐지하는 내용의 전기통신사업법개정안도 발의했다. 요금 인가제가 사라지면 SK텔레콤은 경쟁업체인 KT나 LG유플러스처럼 새 요금제를 신고만 하면 내놓을 수 있게 돼, 이통 3사의 요금제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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