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일보 기자]사진작가 최민식(76)씨의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불행'을 껴안는 그의 넉넉한 품이 그려진다.
그는 말한다 "불행이란 악성바이러스를 이겨내는 항체"라고...
최근 시인 조은씨가 최씨와 함께 펴낸 사진집 ‘우리가 사랑해야 하는 것들에 대하여’(샘터)는 고단한 삶을 응시하는 두 사람의 영혼을 마주할 수 있다.
최 작가는 주로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의 삶을 생생하게 사진으로 담아왔다. 그의 작품에는 장사하다 끌려가는 아주머니와 고구마 몇 개 얹어놓고 행상을 벌이는 아이와 어머니, 길가에 지친 몸을 기댄 부자(父子) 등 고단하고 남루한 일상이 연이어진다.
그 자신 또한 팔리지 않는 사진만 찍느라 줄곧 가난과 함께 살았다.
이 때문에 그네들 삶의 진실이 더욱 진하게 그의 사진에 묻어나는지도 모른다.
최씨의 카메라가 이처럼 언제나 낮은 곳을 향해 치열하게 움직이며 찍어낸 사진에 시인 조은씨가 간결한 글로 새로운 생명의 입김을 불어넣었다.
그는 최씨가 1950년대 후반부터 2004년까지 담아온 여러 서민들의 모습과 느낌에 감동을 더해주었다.
본지에서 그들이 찍고 써 내려간 과거의 불행으로 잠시 되돌아가 보았다.
질퍽한 감동의 사진에세이를 이제부터 간략하게 소개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