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일보 편집국장
스마트폰으로 페북에 글을 쓸 때 자막으로 '무슨 생각을 하십니까?'란 자막이 나온다 이 자막을 볼 때 한번쯤 쓰려던 것에 대해 생각을 되새김질 하게 된다. 요즘 대통령에게 이 페북의 자막 글을 묻고 싶다.

“지금 무슨 생각을 하십니까?”

대통령에게 이런 질문이 간절한 것은 최근 상황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을 퇴임 후 과연 누가 진실하게 전달해 줄 사람이 있을까 싶어서이다.

단도직입으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그리고 왜 이 질문을 하는지에 대해서도 말하고 싶다.

사실 명칭은 조금 다르지만 공직부패수사처(공수처) 설치 프로젝트는 노무현 정권 때 시작됐다. 당시 공수처 신설은 검찰 권력을 쪼개는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수사부터 기소, 공소유지까지 모든 권한을 배타적·독점적으로 쥐고 있는 검찰 손에서 고위 공직자 수사를 빼앗아 이를 따로 전담하는 독립 기관을 만들자는 것이다.

감히 대통령이 아니고서야 생각할 수 없는 이 프로젝트는 차관급 이상 공무원과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등 5000여명이 망라돼 있다. 가장 핵심은 전국 2500여명의 법관과 1780여명의 검사들을 공수처 수사 대상에 포함시킨 것이다.

사법사상 단 한 번도, 누구로부터 견제받은 적이 없던 판사와 검사들이 공수처 특별수사관들의 상시 관찰 대상에 포함 되는 것이다.

그러나 ‘역시나’ 공수처는 만들어지지 못했다. 2004년 11월 국회에 제출된 '공직부패수사처 설치에 관한 법률안'은 3년반을 서류더미에 파묻혀 있다가 17대 국회 폐회와 함께 자동 폐기됐다. 노 전 대통령은 이 대목을 자서전 ‘운명이다’에 이렇게 술회했다.

대통령의 의지로도 쉽지 않은 공수처 신설은 과연 불가능한 것인가

최근 야권은 진경준 검사장,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사건 등으로 해묵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문제를 다시 들고 나왔다.

공수처 설치 찬성 측은 검찰 권력 분할로 상호견제가 가능하고 독립된 수사기구를 통해 국민 불신을 해소하는 데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반대 측은 공수처도 인사권자 의중에 영향을 받아 독립적 수사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 ‘옥상옥’의 부작용만 양산할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지난 21일 노회찬 정의당 의원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에 관한 법' 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신문에 몇줄 기사로 나왔을 뿐이다. 이 같은 공수처 신설을 위한 법안은 과거 국회에 아홉 차례나 제출됐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국민들 모두는 왜 이같은 법안이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는지 다 안다.

그래, 묻고 싶다.

‘공수처’ 신설을 대통령께서 제안할 의향이 있는지

그리고 말하고 싶다.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을 마지막 기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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